[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CA협의체 공동의장의 사법리스크로 그룹 최대 위기에 봉착한
카카오(035720)가
2분기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AI(인공지능
) 중심 미래 성장 전략의 청사진을 그렸습니다
.
카카오는 8일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8% 늘어난 134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습니다. 매출은 같은 기간 4% 늘어난 2조49억원으로, 역대 2분기 최대 매출 기록입니다.
카카오의 이 같은 ‘호실적’은 카카오톡 등 플랫폼 부문 사업이 견인했습니다. 플랫폼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9553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습니다. 다만, 카카오 사업의 또 다른 축인 콘텐츠 부문은 성장세가 다소 둔화된 모습입니다. 콘텐츠 부문의 2분기 매출은 1조4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했습니다.
카카오 사옥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카카오는 김 창업자 구속으로 구축한 비상경영체제 속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중장기 성장을 목표로 묵묵히 기반과 내실을 다지겠다는 목표입니다. 특히 카카오톡 기반 핵심 사업에서의 수익 모델을 확대·발굴함과 동시에 하반기 출시가 예고된 AI 서비스 등 미래 성장 전략도 구체화했습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카카오를 둘러싼 대외적 환경의 어려움이 있는 상황에 대한 주주 여러분의 우려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그룹 구성원들이 힘을 합쳐 경영 쇄신과 AI 혁신에 매진 중인 가운데, 이와 같은 상황을 맞이하게 돼 안타깝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서비스들이 차질 없이 운영되고 서비스의 본질과 그에 대한 책임을 지켜 나갈 수 있도록 저를 포함한 그룹사 경영진과 구성원 모두가 함께 노력하겠다”라며 “카카오 대표이사로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동반 성장을 추진하는 동시에 사업의 핵심에 집중한 중장기 성장 목표로 기반과 내실을 다지겠다”라고 약속했습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사진=카카오)
현재 카카오의 그룹 계열사들은 핵심 사업을 명확히 정의하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카카오의 경우에는 미래 성장을 위한 핵심을 카카오톡과 AI로 정의했습니다. 카카오의 기반이 되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중장기 성장 동력을 발굴함과 동시에 새로운 영역인 AI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기반을 닦겠다는 ‘투트랙 전략’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신규 광고 상품을 출시하고, 선물하기 등 커머스 부문의 맥락을 확대함과 동시에 발견형 커머스의 초개인화를 통해 추가 성장 동력을 발굴한다는 계획입니다. 특히 국내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4893만명에 달하는 카카오톡의 활동성을 높이기 위해 하반기부터 5개 탭 전반의 유저 편의성을 제고하기 위한 서비스를 개선한다는 방침입니다.
정 대표는 “궁극적으로 현재 락인된 이용자들을 기반으로 채팅탭 외에 다른 지면에도 고르게 방문할 수 있는 이유를 제공하면서, 카카오톡 자체의 방문 빈도를 높여 광고나 커머스에서의 추가적인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연내 출시가 예고된 카카오만의 AI 서비스도 구체화됐습니다. 정 대표는 “카카오만의 강점이자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대화형 플랫폼 형태로 첫 B2C(기업과 개인 간 거래) AI 서비스를 선보이고자 한다”라며 “해당 서비스에서도 관계 기반의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카카오의 강점이 AI와 결합되도록 구현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새로 출시될 AI 서비스는 카카오톡 내부 구현이 아닌 별도의 앱으로 출시됩니다. 카카오는 하반기 중 빠른 시일 내에 해당 서비스를 공개하고 CBT를 통해 품질 검증과 개선 작업을 진행한 후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입니다. 정 대표는 “AI 시대에서도 변함없는 것은 카카오의 핵심은 관계와 커뮤니케이션이고, 카카오가 이용자들이 쉽게 쓸 수 있는 서비스를 가장 잘 만든다는 점”이라며 “이번 B2C AI 서비스를 시작으로 AI를 통한 적극적인 혁신을 속도감 있게 전개하면서 카카오의 새로운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다짐했습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CA협의체 공동의장 (사진=연합뉴스)
실적발표날 김범수 ‘구속 기소’…잔칫상에 ‘찬물’
카카오가 2분기 호실적을 바탕으로 카카오톡과 AI를 기반으로 한 미래 성장동력의 청사진을 그려냈지만, 이날 검찰이 김 창업자에 대해 구속 기소를 발표하면서 잔칫상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 됐습니다.
이와 관련 카카오 측은 별도의 입장을 통해 “향후 재판 과정에서 사실 관계를 성실히 소명하고 정 대표를 중심으로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