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국내 전통 제약사들이 수익 다각화 일환으로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CDMO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도 성공 확률이 10%대 안팎에 불과한 신약 개발보다 위험 부담이 낮고, 글로벌 시장 규모도 커지고 있어 수익 창출에 용이하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는데요.
8일 한국바이오협회가 발간한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 현황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DMO 매출은 196억8000만 달러(약 27조원)로 전년 대비 3.5% 증가했습니다.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DMO 매출은 2029년까지 14.3% 성장해 438억5000만 달러(약 6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는데요.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매출 증가로 CDMO 시장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고, 안정적인 수익 창출도 가능해 국내 제약사들도 CDMO 진출 기회를 엿보고 있습니다.
유한양행은 원료의약품 개발 및 제조 자회사인 유한화학과 원료의약품(API) CDMO 사업 확장에 나섰는데요. 유한화학은 지난해 11월 화성공장에 신규 API 생산동(HB동)을 건설한 데 이어 총 생산능력(CAPA) 70만 리터 규모로 미국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cGMP)에 맞는 시설증설을 진행 중인데요. 예정대로 오는 12월에 완공되면 유한화학은 84만3000리터에 달하는 CDMO 생산 규모를 갖추게 됩니다.
한미약품은 최대 1만2500리터 규모 배양기를 보유한 평택 바이오플랜트를 중심으로 CDMO 수주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미생물 기반의 바이오의약품 상업 생산에 최적화된 평택 바이오플랜트는 연간 3000만개 이상을 제조할 수 있는 프리필드시린지 완제의약품 제조설비를 갖추고 있는데요.
이 밖에 한미약품 자회사 한미정밀화학도 CDMO 영역에 진출해 cGMP 생산설비, API 대량생산 역량, 대형 정제 설비를 보유하고 있죠. 특히 한미그룹의 신약 개발 경험을 토대로 축적한 독자적인 연구 개발(R&D)을 통해 mRNA 원료, 펩타이드 분야의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공정개발과 분석법 개발, 불순물 연구, GMP 생산까지 각 단계별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하며, 전임상부터 상업화까지 전 세계 규제 기관에 제출해야 할 허가 관련 서류 및 이후의 실사 대응까지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녹십자홀딩스의 자회사 GC셀은 연면적 2만820m²에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의 국내 최대 규모의 세포치료제 생산시설 GC셀센터 보유하고 있는데요. 녹십자는 GC셀을 중심으로 키메릭 항원 수용체 자연살해세포(CAR-NK)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분야 CDMO 사업 확장에 나섰죠.
종근당은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암제 CDMO 진출 기회를 노리고 있습니다. 종근당의 자회사 경보제약은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와 프로티움사이언스, 파로스젠과 ADC 관련 공동개발 및 생산을 위한 업무협약(MOU) 체결해 CDMO 확장 기반을 다졌습니다.
CDMO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에서 시장 성장 잠재력도 충분히 인정받고 있지만, 사업 초기 공장 설립과 설비 도입, 각국의 규제를 통과하려면 많은 비용과 시간 소요됩니다. 일각에선 규제 당국의 까다로운 인증을 통과하고 생산능력을 갖춘다고 해도 안정적으로 물량을 수주하고 수익을 거둘지 장담할 수 없어 섣부른 사업성 판단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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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