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점포 통폐합)②갈수록 높아지는 서민금융 문턱

저축은행·보험사·카드사 등 실적 악화에 비용 절감

입력 : 2024-08-20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대표적인 서민금융기관인 저축은행에서도 점포 줄이기가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디지털화라는 시대적 흐름을 거스를 수 없는 데다 악화한 업황 때문이라도 영업점 감소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보험사와 카드사의 경우 금융소비자들의 점포 의존도가 낮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대고객 채널 효율화 명분으로 점포 줄이기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저축은행 점포 5년새 30% 줄어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은 올 들어 13개 점포를 닫았습니다. 지난 1분기에는 SBI저축은행 2개·JT친애저축은행·신한저축은행·페퍼저축은행 점포가 문을 닫았습니다. 2분기에는 오케이저축은행 2곳·더케이저축은행·JT저축은행·융창저축은행·DB저축은행 등 6곳이 점포를 폐쇄했습니다. 지난달에도 상상인저축은행 부천지점이 평촌지점에 통폐합됐고 SBI저축은행은 1월 강남지점에 이어 청담지점도 문을 닫았습니다.
 
저축은행 점포는 2018년 이후 한 번도 증가하지 않고 감소하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저축은행 영업은 2018년 312개, 2019년 305개, 2020년 304개, 2021년 294개, 2022년 283개, 2023년 276개로 꾸준히 줄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다만 임직원 수는 비교적 최근인 지난해부터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저축은행 임직원은 2018년 9181명, 2019년 9455명, 2020년에 9639명, 2021년 9855명, 2022년 1만311명으로 꾸준히 늘었습니다. 금융권 전반적으로 점포를 줄이고 비대면 거래 환경 조성 등 디지털 혁신을 위한 인력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2023년에는 9876명으로 줄었습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로 연체율이 급등하며 업황 악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은행들이 비용축소 등 건전성 관리에 나서며 감소세로 들어섰습니다. 스마트폰 등으로 비대면 업무가 확산하며 점포 방문 고객이 줄었고 불황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며 경영 효율화를 내세웠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오프라인 점포와 임직원 감소는 곧 고령층 등의 금융거래가 점점 어려워진다는 뜻입니다. 특히 저축은행은 시중은행같은 제1금융권에 비해 금융 소외 계층 비중이 높습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예금 등 수신 업무를 스마트폰앱으로 해결하는 경우가 늘었고, 대출 등 여신 업무를 줄이며 영업점 내방은 더욱 줄어들며 경영 효율화가 필요한 상황에서 당분간은 점포 통폐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업황 악화에 채널 전략 수정
 
점포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카드사도 오프라인 점포를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신한카드·삼성카드(029780)·KB국민카드·현대카드·롯데카드·우리카드·하나카드·비씨카드 등 국내 8개 전업 카드사의 국내 영업 점포는 121개로 전년 대비 16.5% 감소했습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4년 만에 41%나 줄었습니다.
 
카드 모집인도 줄고 있습니다. 전업 카드사의 카드 모집인은 지난해 5818명으로 전년 대비 24.2% 감소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는 4921명으로 떨어졌습니다. 카드모집인 수는 2017년 1만6658명로 2만명 아래로 떨어진 이후 2018년 1만2607명, 2019년 1만1382명으로 매년 감소했습니다. 코로나19 발생 첫해인 2020년에는 9217명으로 1만명 아래로 떨어졌으며 2021년 8145명, 2022년 7678명을 기록했습니다.
 
카드사도 스마트폰 등으로 비대면 발급이 늘어나며 영업 점포와 카드 모집인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고금리·고물가 등으로 인한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카드 업황 불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카드사들은 본업인 신용판매로 인한 이익보다는 비용 절감 등으로 건전성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보험사의 경우는 한동안 지점·대리점 등 오프라인 점포가 감소하다가 지난해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생명보험사는 2018년 5572개, 2019년 5418개, 2020년 5427개, 2021년 5180개, 2022년 5160개로 꾸준히 줄어들었다가 2023년 5685개로 대폭 늘었습니다. 반면 손해보험사는 2018년 2만7511개, 2019년 2만7514개, 2020년 2만7931개, 2021년 2만8807개, 2022년 2만8830개로 꾸준히 증가했다가 2023년 2만8585개로 줄었습니다.
 
생보사는 종신보험, 연금보험 등 보험료가 높은 상품이 주력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대면 가입 선호도가 높습니다. 손보사의 경우 실손보험이나 자동차보험 등 비대면으로 간단하게 가입할 수 있는 보험이 많고 디지털 보험사의 역할도 큽니다. 
 
디지털 고도화로 접근성 개선
 
2금융권이 오프라인 점포를 폐쇄하는 배경에는 수익성 악화가 크게 자리하지만, 금융 업무의 디지털화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입니다. 시중은행에서 2022년부터 시행 중인 ‘공동점포’ 방안도 일부에서 거론됐지만 2금융권에서는 현실성이 없다는 게 업계 반응입니다. 공동점포는 두 개 이상의 은행이 하나의 점포에서 함께 영업하는 형태로 지점을 운영하는 방식입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객의 디지털금융 이해도 및 활용도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대면거래의 비효율성을 검토 하는 사례가 늘고있다"며 "충분한 기간두어 사전고지하고. 소비자 민원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될 시에 한해서 소비자보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점포를 폐쇄한거 같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보험사·카드사·저축은행 등에서 모바일앱 이용자 중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고객 중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저축은행은 중앙회 차원에서 통합금융앱(SB톡톡플러스)를 운영하고 있어 간편모드 도입을 시작으로 디지털 고도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카드사의 경우 자체적으로 금융앱을 보유하고 있으며, 앱카드 기능을 통해 온라인쇼핑몰 및 오프라인 점포에서 결제를 진행할 수 있는 등 간편성·편의성이 이미 상당부분 개선됐습니다.
 
저축은행은 금융 소외 계층 이용률이 높고 영업도 지역 기반이기 때문에 오프라라인 점포 폐쇄에 대한 부작용이 더 심각할 수 있습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저축은행 간판.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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