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카드 후발주자 신한카드, 1위 하나카드 '위협'

신한카드, 파격적 혜택 무기로 고객 모집
신한·하나카드 트래블 신용카드 내놓는 등 경쟁 심화

입력 : 2024-08-06 오후 2:22:02
 
[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트래블 체크카드 시장을 선도하던 하나카드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신한카드는 파격적인 혜택을 무기로 고객을 빠르게 늘리고 있는데요. 두 회사는 최근 다양한 혜택을 담은 트래블 신용카드까지 출시하며 업계 선두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다투고 있습니다.
 
신한카드 발급량, 가파르게 증가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카드가 트래블카드 시장에서 하나카드를 맹추격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5일 신한카드 '쏠(SOL)트래블 체크카드'는 출시 5개월 만에 100만 장 넘게 발급됐습니다. 출시 한 달 만인 3월 30만 장, 4월에는 50만 장을 돌파하면서 가파르게 성장했고, 여행카드 시장을 이끌던 하나카드 '트래블로그'가 11개월이나 걸렸던 100만장 기록을 6개월 앞당겼습니다.
 
소비자들의 평가도 신한카드가 하나카드를 앞서고 있습니다. 국내 최대 신용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의 트래블 체크카드 설문조사에서 소비자가 뽑은 '최고의 트래블 특화 체크카드' 1위에 신한카드 쏠(SOL)트래블 체크카드가 선정됐습니다. 응답자의 73.7%(2025표)가 신한카드를 택했습니다. 하나카드 트래블로그는 5분의 1 수준인 15%(413표)의 선택을 받아 2위에 머물렀습니다.
 
쏠트래블 카드가 급부상한 것은 파격적인 혜택 덕분입니다. 주요 혜택으로는 △연 2회 공항 라운지 무료입장 서비스 △해외 대중교통 컨택리스 방식으로 이용 시 1% 할인 △세계 400여 개 가맹점 최대 10% 캐시백 △일본 3대 편의점 5% 할인 △베트남 롯데마트·그랩(Grab) 5% 할인 △미국 스타벅스 5% 할인 등이 있습니다. 모든 혜택을 연회비 없이 제공합니다.
 
트래블카드 이용층이 2030에 집중된 만큼 가장 많은 디자인 선택지가 있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했습니다. 출시 당시 기본 일러스트 외에도 도라에몽·짱구 등 인기 캐릭터 디자인을 선보였습니다. 지난달 말에는 유니버설 스튜디오 캐릭터 '미니언즈' 디자인까지 공개했습니다.
 
신한카드는 하반기에도 쏠트래블 카드를 핵심사업으로 전폭 지원할 예정입니다.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은 지난달 19일 '하반기 사업전략회의'에서 "빅테크 3사와의 제휴를 비롯해 신한은행과 함께 출시한 쏠트래블 카드는 연결을 통해 고객 가치를 높인 '연결의 시작'"이라며 "단순한 연결을 넘어서 의미 있는 연결을 이뤄내기 위해 그룹사 및 제휴사와도 업의 경계를 넘어 협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신한카드 ‘쏠(SOL)트래블 체크카드’가 출시 5개월 만에 100만 장 넘게 발급됐다. 하나카드 '트래블로그'가 11개월 걸린 기록을 6개월이나 단축했다. 사진은 신한카드 쏠(SOL)트래블체크(왼쪽), 하나카드 트래블로그 체크카드(사진=각 사)
 
신용카드로 경쟁 확대
 
신한카드와 하나카드의 트래블카드 경쟁은 체크카드를 넘어 신용카드로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양사는 비슷한 시기 트래블 신용카드를 새롭게 선보였습니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5월 트래블로그 신용카드를 내놨습니다. 하지만 신용카드가 체크카드 연동 계좌에 잔액이 없을 시 이용할 수 있는 부가적인 수단에 그쳐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지 못했습니다. 
 
한 차례 쓴맛을 겪은 하나카드는 지난달 새로워진 트래블로그 대한항공 마일리지 카드 2종을 출시했습니다. 트래블로그 마일리지 카드 2종을 사용하면 국내 이용 금액은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적립됩니다. 해외 이용 금액은 기본적으로 트래블로그와 동일하게 외화하나머니에서 사용되며, 카드 설정 변경을 통해 신용카드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카드 발급 시 웰컴 마일리지가 적립되고 전월 실적에 따라 전 세계 공항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에 질세라 신한카드도 지난달 쏠트래블 신용카드를 출시했습니다. 쏠트래블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해외 모든 가맹점에서 일시불 이용 금액의 0.5%가 마이신한포인트로 적립됩니다. 국내 모든 가맹점에서도 기본적으로 결제 금액의 0.5%가 마이신한포인트로 적립되며 △여행 △교통 △쇼핑 △맛집 △운동 영역에서는 1.5%가 추가로 적립됩니다. 기본 적립과 추가 적립을 합해 해외결제 적립 포인트와 별도로 월 최대 5만 포인트까지 적립할 수 있습니다.
 
트래블카드 경쟁이 심화한 데 대해 소비자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최근 해외에서 트래블카드를 이용했다는 A씨는 "포인트가 모이는 게 눈에 보여 쏠쏠하다"며 "요새 혜자카드가 많이 단종되는데 트래블카드는 혜택이 많아지고 있어 좋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업계에선 출혈 경쟁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습니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공격적인 마케팅이 이어지고 있어 비용 부담이 꽤 클 것"이라며 "이런 경쟁 구도가 오래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여신금융협회의 월별 카드 이용 실적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개인 고객의 체크카드 해외이용금액은 하나카드가 1조1728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신한카드가 5987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사진=뉴시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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