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두뇌 입은 CCTV)①학교·데이트 폭력 감지 즉시 담임·가족에 알린다

지난해 약 6만명 학교폭력 경험
신체폭력 비중 10년 새 2.7%p↑
학교, 예방 대책 마련 고심
'AI CCTV' 설치 확대 추세

입력 : 2024-08-20 오전 6:00:00
과거 출동 인력 중심이던 물리 보안 시장이 AI 파고에 올라탔습니다.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학습한 AI CCTV로 이상 행동을 감지해 사고를 예방하고 있는데요. CCTV 외에 CCTV 통합관제센터의 기능이 함께 고도화되면서 앞으로 학교, 경찰, 전국 지자체 등의 수요가 늘 것으로 기대를 모읍니다. 2029년 전세계 CCTV 카메라 수요만 우리 돈으로 142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현재 업계는 앞다퉈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요. 다만 학습 데이터 확보, 개인정보 보호 이슈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습니다. 국내 AI CCTV 현 주소와 남은 숙제에 대해 짚어보고, 해외 선진국은 난제를 어떻게 풀어가고 있는지도 함께 살펴봅니다. <편집자주>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전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킨 AI가 출동 인력 중심이던 물리보안 업계 또한 강타하고 있습니다. AI가 덧입혀진 폐쇄회로(CC)TV를 앞세워 학교·데이터폭력 사전 예방 등 활용범위를 점차 넓혀가는 모습입니다.
 
학교로 간 AI CCTV
 
최근 AI CCTV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곳은 다름 아닌 학교입니다. 학교폭력 경험 수치가 최근 10년 새 크게 증가하면서 교내에서도 예방 대책 마련 우선순위로 지능형 CCTV 채택하고 있는 것인데요.
 
실제로 지난해 교육부의 2023년 1차 학교폭력 실태 조사에 따르면 전체 학생 가운데 1.9%인 약 5만9000명이 학교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2013년 이후 최고치입니다.
 
신체폭력 비중은 10년 새 14.6%에서 17.3%로 증가했습니다. 특히 학교폭력 발생 장소의 68.8%가 교내인 까닭에 학교에서 예방 대책 한 가지로 ‘지능형 CCTV’ 보급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것이 국내 물리 보안 업계의 공통된 시각입니다.
 
기존 CCTV는 사람이나 사물을 인식하는 ‘와칭(watching)’ 역할에 그쳤기 때문에 사후 증거용으로만 활용돼 폭력 상황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은 어려웠습니다. 반면, 지능형 CCTV는 교내에서 발생하는 폭행 상황을 ‘학교폭력 알고리즘’을 통해 즉시 인지하고, 자동으로 학교 관리자에게 알림을 보냄으로써 상황 대응 속도를 높였습니다.
 
국내 물리 보안 업계의 경쟁도 점차 치열해지는 양상인데요. 업계 1위 사업자인 에스원의 경우 ‘학교 전용 AI 솔루션’을 앞세우고 있습니다. 이 솔루션은 ‘지능형 CCTV’와 ‘얼굴인식 리더’가 복합적으로 구성된 상품입니다. 실시간 △영상분석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학교 폭력을 자동 감지하고, △AI 얼굴인식 알고리즘을 통해 외부인 무단 침입을 통제하는 기능 등을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교내용 지능형 CCTV에 탑재된 알고리즘은 학교폭력에 특화돼 일반적인 교내 활동과 정확하게 구분한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입니다. 지능형 CCTV를 가리면 이를 CCTV가 알아채 교내 관계자에게 알리는 기능도 탑재돼 있습니다. 
 
에스원 출동요원이 최근 지능형 CCTV를 설치한 서울의 한 중학교에 방문해 '학교폭력 알고리즘'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에스원)
 
에스원 관계자는 “학교폭력 관련 알고리즘이어서 주먹이 향하는 방향, 각도 등에 따라 폭력으로 감지한다”며 “학습되는 알고리즘 생성을 위해 시나리오 토대로 촬영하는데 촬영은 성능 개선 필요 시점에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교내 안전 강화를 위한 보안 솔루션을 도입하는 학교들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며 “교내 범죄 및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AI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개발, 안전한 교육 환경 조성에 일조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학교에서 지능형 CCTV 설치로 학교폭력을 예방했던 사건들을 CCTV 업체에 알리지 않기 때문에 보안 기업들이 구체적 사례를 파악하는 것은 어렵다고 합니다.
 
데이트폭력 예방에도 효과적
 
물리 보안 2인자 SK쉴더스도 데이트폭력을 막고자 대학교에 지능형 CCTV와 로봇을 설치해 안전사고 예방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SK쉴더스는 서울 강북구·강북경찰서와 스토킹·데이트폭력 피해자에게 현관문 AI CCTV ‘캡스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현관문에 설치되는 AI CCTV와 모바일 앱이 연동돼 현관문 앞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AI 기반 얼굴 인식 기능이 탑재돼 등록된 가족 이외의 낯선 배회자를 탐지할 경우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사용자에게 알림 메시지를 전송합니다. 위급상황이 발생할 경우에는 최단거리에 있는 SK쉴더스 대원이 현장으로 출동합니다.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가 발간한 ‘치안전망 2023’ 보고서에 따르면 데이트폭력 신고 건수는 지난 2022년 9월 기준 5만2767건으로 전년 동기(4만1335명) 대비 27.7% 늘었습니다.
 
이 밖에 SK쉴더스는 SK텔레콤(017670), 뉴빌리티와 협력해 자율주행 순찰로봇을 덕성여대 캠퍼스에서 시범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3사는 덕성여대 캠퍼스에서 순찰로봇의 시범 운영을 통해 필요 기능에 대해 파악하는 한편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AI 순찰로봇은 약 한 달간 캠퍼스를 자율주행하며 실시간 모니터링과 안내 방송 등 순찰 업무를 수행했으며, 시범 운영 이후 덕성여대 교직원과 학생 21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90.2%가 순찰로봇 도입에 만족한다고 답했습니다.
 
SK쉴더스 관계자는 "스토킹, 데이트폭력과 같은 생활 밀착형 범죄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선제적인 보안 인프라 구축과 사회 안전망 고도화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SK쉴더스 ‘AI순찰로봇’이 덕성여대 캠퍼스에서 시범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SK쉴더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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