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네이버(
NAVER(035420))
, 카카오(035720) 등 국내 주요 플랫폼 기업들이 몸집 줄이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 문어발 사업 확장에 대한 비판과 골목상권 침해 부작용 등을 줄이는 한편, 경영 효율화로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한 전략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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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와 카카오 사옥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16일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네이버의 연결 기준 종속회사 수는 88개사로, 지난해 말 103개사에서 15개사가 감소했습니다. 가장 굵직한 연결 제외 사례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제트입니다.
네이버의 자회사 스노우는 지난 3월 네이버제트의 주식 3만559주를 라인플러스 및 라인야후의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는 ‘Z인터미디어트글로벌’에 매각했는데요. 재무구조 개선과 유관 사업 영위 회사와의 시너지 확대를 위한 조치입니다. 이에 스노우가 보유한 지분율이 낮아지면서 네이버제트와 관계사들은 네이버의 연결 회사에서 제외됐습니다. 2분기에 네이버는 벤처케피털(VC) 회사인 스프링캠프와 관계사도 처분을 통해 연결에서 제외시켰습니다.
이와 관련 김남선 네이버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스노우는 네이버제트의 연결 제외 효과 등이 반영되면서 손실 규모가 줄어들었다”라며 “지난 2년간 이어온 네이버의 비핵심 자산의 유동화 노력의 결과 약 9700억원의 유동화를 성공적으로 실행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따른 골목상권 침해 비판에 시달려 온 카카오도 계열사 줄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 편입 효과로 연결 종속회사 수가 급격하게 증가했지만, 경영 효율화를 위한 몸집 줄이기에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카카오의 올해 상반기 기준 연결대상 종속회사는 169개사입니다. 지난해 말 175개사에서 6개사가 줄었습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드라마 제작 자회사 ‘크래들스튜디오’와 카카오의 해외 캐릭터 사업을 담당하는 ‘카카오IX’의 중국법인도 청산했습니다. 또한 부동산 사업을 영위하는 ‘카카오스페이스’, 음반 제작 회사 ‘모노트리’와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비즈서비스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한 자회사인 ‘케이이피’ 등도 합병으로 연결 제외됐습니다.
카카오는 올해 2월 계열사 간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컨센서스를 형성하는 독립기구인 CA협의체를 확대 개편하고 그룹 구심력을 강화하는 작업을 마쳤는데요. CA협의체는 핵심 과제로 ‘선택과 집중’을 선정하고 그룹 몸집 줄이기를 천명한 바 있습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톡 플랫폼이나 시대의 거대한 흐름인 AI(인공지능)와 사업적 연관성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사업은 비핵심으로 정의하고 하반기 중 해당 사업에 대한 효율화 작업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는데요. 이에 실적이 부진하거나 핵심으로 정의한 카카오톡·AI와 시너지가 나지 않는 일부 사업의 경우 축소 또는 매각의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입니다.
업계 안팎에서는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인 카카오VX와 세나테크놀로지 등을 주요 매각 대상으로 거론하고 있습니다. 카카오 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는데요. 카카오게임즈는 일단 카카오VX의 골프용품, 헬스케어, NFT 사업의 철수를 결정했습니다. 이들 사업은 연내 철수가 완료될 예정입니다. 조혁민 카카오게임즈 CFO는 “올해 3분기부터 순차적으로 비핵심 사업을 정리할 계획”이라며 “매각이라는 것은 검토안 중 하나일 뿐이고 (사업을) 축소하는 부분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업 다각화를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해 온 플랫폼 기업의 이 같은 ‘몸집 줄이기’는 결국 ‘수익’이라는 궁극적 목적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골목 상권 침해, 불공정 거래 등 여러 잡음이 있다 보니 플랫폼 기업들이 계열사 수를 대폭 줄이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AI라든지 첨단 산업에 좀 더 집중하는 것이 최근의 트렌드”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장기간 수익이 창출되지 않은 사업에 대해서는 과감히 엑시트를 해야 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분석해서 전략적으로 투자할 사업 영역과 철수해야 할 사업 영역을 구분해야 한다”라며 “또한 선택과 집중 등 AI 사업에 집중한다고 했을 때 과연 어떤 측면에서 수익이 창출될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분석과 파악도 필요하다”라고 조언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