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버추얼아이돌 시장의 주도권이 IT기업에서 엔터사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버추얼아이돌 시장을 주도한 건 IT기업이었습니다. 하지만 버추얼아이돌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자 이제는 대형 엔터사가 적극적으로 시장에 뛰어드는 모습인데요. 에스엠의 첫 번째 버추얼 아티스트는 9월 데뷔를 앞두고 있습니다.
지난해 데뷔해 버추얼아이돌 시장에서 신드롬을 일으킨 플레이브를 제작한 건 버추얼 콘텐츠 제작사 블래스트입니다. 블래스트는 VFX(시각특수효과) 기술을 보유한 회사인데요. 게임 엔진을 기반으로 실시간 그래픽 기술을 덧입혀 플레이브를 탄생시켰습니다. 버추얼 아이돌 그룹 메이브의 경우 넷마블F&C의 자회사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에서 제작했습니다. 오는 28일 데뷔할 신인 버추얼 아이돌 그룹 이오닛은 버추얼 휴먼 전문기업 온마인드의 손을 거쳐 태어납니다.
버추얼아이돌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VR, VFX 등 디지털 기술이 필요합니다. 해당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IT기업이 아무래도 접근하기가 용이한데요. 더구나 K팝 시장이 호황을 누리자 IT기업 입장에서는 버추얼아이돌이 새로운 수익 창출원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습니다.
블래스트가 제작한 플레이브 프로필.(사진=블래스트)
실제로 IT기업이 만든 버추얼아이돌은 뚜렷한 성과를 내기도 했습니다. 플레이브가 지난 20일 내놓은 새 디지털 싱글은 발매와 동시에 각종 음원 차트 상위권에 안착했습니다. 특히 버추얼아이돌 그룹 최초로 멜론 TOP100 차트 1위에 올랐는데요. 이밖에
하이브(352820) 재팬과의 협업을 통해 일본 진출을 본격화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지난 3월 발매된 두 번째 미니앨범의 경우 초동 판매량 56만장을 돌파하는 등의 성과를 거둔 바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전세계 버추얼 아티스트 시장 규모는 2028년 174억달러(24조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2021년 16억3900만달러(2조원)에 불과했던 시장이 향후엔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고되고 있습니다.
버추얼아이돌의 성공 사례가 나오면서 대형 엔터사들도 적극적으로 제작에 나서고 있습니다. 하이브는 인공지능(AI) 오디오 기술 기업 수퍼톤을 인수해 버추얼 그룹 신디에잇을 선보였습니다. 지난 6월27일 첫 번째 싱글 앨범 'MVP'를 발표하면서 가요계에도 정식 데뷔했습니다.
에스엠(041510)도 출격합니다. 오는 9월 첫 번째 버추얼 아티스트 나이비스가 데뷔하는데요. 나이비스는 SM 버추얼 IP 센터에서 선보이는 버추얼아이돌로, AI 보이스 기술을 통해 탄생한 목소리, 생성형 AI를 통한 콘텐츠 제작 등이 특징입니다.
대형 엔터사가 앞다퉈 뛰어들면서 버추얼아이돌 시장의 개화가 앞으로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데요. 특히 IP(지식재산권) 유니버스 확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엔터산업을 하며 쌓아둔 역량을 십분 활용해 음악은 물론 웹툰, 게임 등의 장르와 협업하는 한편, 또 각종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MD상품군 등의 확장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입니다.
엔터업계 한 관계자는 "버추얼아이돌의 경우 논란이나 구설, 사고를 치지 않기 때문에 실제 사람보다 조금 더 상품 유지성을 가지고 있기에 손을 안 댈 이유가 없는 시장"이라며 "실제 가수를 오큘러스 기기 등을 통해 XR(확장현실)이나 VR(가상현실)로 접하게 하는 방법, 또 플레이브의 사례처럼 인간과 거리를 둔 캐릭터로 느껴지게 하는 버추얼아이돌을 제작하는 방법 등 두가지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면 포괄적인 효과나 기대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에스엠 버추얼아이돌 나이비스 티저 영상.(사진=에스엠)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