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유제약 ‘체질개선’ 모범사례?…‘연구개발 축소’ 미래 먹거리 불안

'각자 대표' 체제 변경…영업이익 430% 급증
상반기 연구개발비율 11.2%→3.5% 대폭 감축

입력 : 2024-08-30 오후 4:01:02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유유제약이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을 시도한 결과 올해 상반기 실적이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연구개발(R&D) 비용은 크게 줄여 미래 먹거리 확보에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연결 기준 유유제약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2.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430.4% 급증한 84억4759만원을 기록해 실속 경영에 성공했는데요. 또한 지난해 상반기에 27억1708만원의 순손실을 냈지만, 올해는 76억0602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도 성공했습니다.
 
올해 초 유유제약은 전문경영인 박노용 대표이사를 선임하며 오너 3세 경영인 유원상 대표이사와 각자 대표체제로 탈바꿈했는데요. 유 대표가 2020년 4월 유유제약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 이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4년 내내 내리막을 기록해 오너 3세 경영에 부정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지만 각자 대표 체제로 변한 이후 실적 반등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유유제약은 수익성 높은 자체 제품 위주 포트폴리오 구성과 의약품 e커머스 플랫폼 전방위 활용, CMO 비즈니스 활성화 등 기업의 체질 개선과 시스템 개선 덕분에 상반기 목표치를 초과하는 실적을 달성했다고 평가했는데요.
 
유유제약 측은 "유 대표는 미래 먹거리를 위한 신사업 개발에 집중하고, 박 대표는 재무와 현금흐름 관리와 생산 효율화에 매진해 하반기 수익성과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할 전략"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유유제약의 실적 반등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인력감축과 판관비 축소 등 강도 높은 비용 절감을 통해 체질 개선에는 성공했지만 정작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연구개발(R&D)에 투자한 비용은 전년보다 2배 이상 줄여 지속 가능 성장에 의문이 남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YP-P10' 임상 실패 돌파구는 '적응증 변경'
 
미래 성장 동력으로 기대를 모았던 신약 개발에도 제동이 걸렸습니다. 유유제약의 핵심 신약 후보물질로 꼽혔던 안구건조증 치료제 YP-P10은 지난해 6월 미국 임상 1/2상에서 투약 종료 시점인 12주차에서 결국 실패했는데요. YP-P10은 1차 평가 지표인 총각막염색지수와 안구불편감은 개선되는 효과를 보였지만 위약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성을 확보하지 못했습니다.
 
현재 유유제약은 YP-P10의 안구건조증 치료제 개발은 중단한 상태이지만, 다른 질환으로 적응증 변경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YP-P10은 전임상 결과 안구건조증 체외 세포 모델에서 염증을 유발하는 2가지 세포(Th2·Th17)를 감소시켰고, YP-P10 투여군은 Th17 세포가 대조군 대비 25%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YP-P10이 안구 염증과 각막 손상을 개선시켜 안구건조증을 치료하는 신약으로 개발했던 만큼 염증 억제 기전을 기반으로 적응증을 변경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유제약 관계자는 "염증이 나타나는 신체 기관과 염증성 질환이 다양한 만큼 여러 적응증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유유제약은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R&D) 투자를 대폭 줄였는데요. 지난해 상반기 11.2%였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중을 올해 상반기에는 3.5%로 낮췄습니다. 액수로 보면 57억9700만원에서 16억900만원으로 연구개발(R&D) 회계처리 금액이 확연히 감소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재무를 보수적으로 유지하는 것보다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적극적인 신사업 동력 확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현재 진행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은 개량신약으로 개발하고 있는 전립성비대증 치료제 YY-DUT, YY-DUT-Tam 두 가지로 미국과 유럽에서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 준비 중인 상태인데요. 개량 신약 임상 성공과 상용화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난제가 산적해 있는 만큼 신사업 확장을 기반으로 한 실적 개선 계획은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충북 제천에 위치한 유유제약 공장 전경(사진=유유제약 홈페이지)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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