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한화오션 노조가 최근 발생한 근무 중 근로자 사망 사고와 관련한 진상조사 결과 허혈성 심장질환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허혈성 심질환은 온열질환의 직접 사인이 아니더라도 고온의 영향도 받을 수 있는 질병입니다.
한화오션 노조는 3일 고용노동부 창원지청 앞에서 '한화오션 폭염 중대재해 진상 조사' 기자회견을 열고 "부검 중간 결과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인한 심정지로 확인됐다"라고 말했습니다. 진상조사에는 직업의학전문의와 변호사가 참여했습니다.
이번 진상조사는 지난달 19일 한화오션에서 60대 노동자가 쓰러진 채 발견돼 사망한 사고와 관련된 진상조사입니다. 이번 중대재해가 당시 온열로 인한 것인지에 대한 진상조사단을 꾸려서 조사가 된 것인데요.
질병관리청은 '기후변화에 따른 노령인구의 건강영향평가 연구'에서 33도 이상 고온에 노출된다면 노령인구의 허혈성 심질환과 심근경색 등으로 사망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습니다.
이에 노조는 구체적으로 당시의 작업장 온도와 한화오션의 폭염에 대한 대책, 한화오션의 온열 질환자 현황 등을 측정한 결과,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인한 심정지로 확인된 것입니다.
한화오션 노조는 "고인은 높은 노동강도에서 업무를 수행했고, 보호복과 방독면 등으로 인해 땀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한 채 높은 온도에 노출됐다"고 말했습니다.
한화오션 폭염 중대재해 조사 기자회견 (사진=한화오션 노조)
진상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 금속노조 경남지부 대우조선 지회와 거통고 조선 하청 지회는 폭염으로 인한 중대재해의 가능성에 대해서 입장을 밝히고 대책 마련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한화오션은 폭염 재해가 아닌 개인질환이라며 별다른 조치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한화오션이 폭염으로부터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려는 노력보다 원가 절감을 우선한 정황도 포착됐다고 노조 측은 말했습니다. 노조는 "건물 휴게실 최저 온도 26도를 유지하려고 하다가 대우조선 지회의 강력한 항의에 최저 온도를 24도로 낮췄다"면서 "휴식시간 확대 의견은 무시했고, 온열 질환자가 발생하면 응급조치만 했다. 그럼에도 개선되지 않아 21일 또 한 명이 온열 질환으로 후송됐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한화오션은 관련 예산을 지난해보다 3배가량 확대해 온열질환 대비 장비·시설을 늘렸고, 사업장 안에 냉방 휴게실을 운영하고, 제빙기와 차광막 등을 갖추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