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호 "1948년 건국"…청문회 덮친 '뉴라이트' 논란

윤 대통령 이어 안 후보자도 "뉴라이트가 뭔가"
난데없는 '창조론'…"진화론도 믿음의 문제일 뿐"

입력 : 2024-09-03 오후 5:41:02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윤석열정부의 '뉴라이트' 논란이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반복됐습니다. 특히 "뉴라이트가 뭔지 잘 모른다"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이 안 후보자의 답변에서도 똑같이 나왔습니다.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안창호 후보자가 선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라이트냐" 공세에시종일관 '부인'
 
3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는 안 후보자가 밝힌 대한민국 건국 시점이 논란이 됐습니다. 
 
안 후보자는 지난 6월 발간한 저서 '왜 대한민국 헌법인가'에서 건국 시기를 1948년으로 적었습니다. 현 정부의 뉴라이트 논란과 관련해 광복회는 1948년을 건국절로 주장하는 인물을 뉴라이트 인사로 규정한 바 있습니다.
 
그는 같은 달 유튜브 채널 '행복한 전도의 삶 TV'에서도 "(상해임시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자유와 재산을 보장하지 못했고 국민에게 기본 납세의 의무나 국방의 의무를 부과하지 못해 국가 기능을 하지 못했다"며 "그런 (건국) 행위로서 인정은 될 수 있다고 해도 그 자체가 건국의 완성인 건국이라 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서미화 민주당 의원은 "과거 후보자는 헌법에 명시된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상해임시정부라고 했다"며 "상해임시정부라는 말은 윤석열 대통령이 광복절 축사에서 한 말인데, 혹시 뉴라이트냐"라고 물었습니다. 
 
이에 안 후보자는 "뉴라이트 사관이 무엇인가"라고 되물었고, 서 의원은 "전 국민이 뉴라이트를 알고 있는데, 윤석열정부 인사들은 다 모른다고 하는지 참 어이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최근 뉴라이트 논란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저는 솔직히 뉴라이트가 무엇인지 잘 모른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안 후보자는 건국 시점을 다시 묻는 질문에 "1919년은 건국의 시작으로 이해하고 있다. 1948년을 건국의 완성이라고 주장하는 분도 계신다"고 답했는데, 서 의원은 "후보자의 말대로면 건국의 완성은 1948년이라고 들린다"고 꼬집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여당 의원들은 역사관 검증이 과도하다고 옹호했습니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예전 미국 공산주의자 논란을 일으켰던 매카시즘 청문회도 아니고, 인민재판 회의장도 아니다"라며 "명예훼손 차원에서 검토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차별금지법 '역행' 예고…"공산혁명 가능성 제로 아냐"
 
인권위원장으로서의 자질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제기됐습니다. 인권위는 지난 2006년 차별금지법 제정을 권고하고 평등법 제정 촉구와 평등 및 차별 금지에 관한 법률 제정 의견 표명을 위원장 성명으로 발표해 왔습니다. 그런데 정작 안 후보자가 이를 반대하고 있는 겁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이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찬성하냐 반대하냐"라고 묻자 안 후보자는 "지금 형태로는 반대한다"고 답했습니다.
 
특히 그는 차별금지법이 도입되면 '에이즈·항문암·A형 간염 '같은 질병 확산을 가져올 수 있다라는 발언과 '공산주의 혁명으로 가는 긴 행진의 수단이 될 수 있다'라는 발언에 대해서도 기존 입장을 유지했습니다.
 
이에 김성회 민주당 의원은 "우리나라가 공산혁명이 가능한 구조냐. 공산주의자는 나올 수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자유민주주의가 튼튼하게 자리 잡고 있는 나라에서 공산혁명이 된다고 하는 건 과도한 주장"이라고 비판했는데요. 
 
안 후보자는 "공산주의자들 중에는 동성애가 사회주의혁명, 공산주의 혁명의 핵심적인 수단이라는 주장이 있다"며 "여러 가지 상황을 비춰볼 때 가능성이 '제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우려를 표명한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국제기구도 한국에 차별금지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권고했다'는 고민정 민주당 의원의 지적에는 "국제적인 권고는 그 나라의 특수성과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해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갖는 것이지만 권고에 대해서는 숙고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창조론'을 가르쳐야 한다는 입장도 거듭 반복했습니다. 안 후보자는 "창조론도 진화론도 믿음의 문제"라며 "과학적인 증거보다는 믿음의 문제이기 때문에 같이 가르쳤으면 좋겠지만 제 영역 밖"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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