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일부 최고위원, 수도권 중진 의원이 지난 8일 대통령 관저에서 만찬을 함께 했습니다. 하지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해 친한(친한동훈)계 최고위원들은 초청받지 못했습니다. 당초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의 만찬이 추석 연휴 이후로 연기된 상황에서 이번 만찬이 진행된 것은 한 대표를 향한 윤 대통령의 불편한 심기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 오후 4시에 수도권 중진의원이 (윤 대통령에게) 번개를 요청해서 몇몇 의원들과 함께 2시간가량 (한남동) 관저에서 만찬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참석자 중 한 명은 의사 출신인 인요한 최고위원이었다"며 "인 최고위원이 의료 개혁 관련해 상세한 의료계 상황을 말했고 대통령이 경청했다"고 전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인 최고위원 외에도 김민전 최고위원과 5선의 윤상현 의원을 관저로 초청해 비공개 만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이른바 한 대표를 포함한 친한계에선 이와 같은 사실을 몰랐다고 밝혔습니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김종혁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좋게 해석을 한다면 대통령실에서 다양하게 의견 청취를 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고, 조금 삐딱하게 본다면 추석 이전에 (만찬)하는 것을 추석 이후로 옮겨놓고서 '추석 이전에 왜 하는 거야'라는 식으로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앞서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는 지난달 30일 만찬을 하기로 했다가 추석 연휴 이후로 연기했습니다. 정치권에선 한 대표가 '2026학년도 의대 증원 유예'를 제안하며 대통령실과 다른 목소리를 낸 것이 만찬이 연기된 주된 이유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의료 공백 사태 해결을 위해 여야의정 협의체를 구성하는데 손을 잡았지만, 이번 만찬을 통해 윤·한(윤석열·한동훈) 갈등의 앙금이 여전하다는 게 확인됐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향후 한 대표를 포함한 신임 지도부와 만찬에 대해 "추석 이후에 만찬이 진행될 것이고, 체코 방문 이후에 계획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