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공천 개입 의혹' 일파만파…대통령실, '이상한' 반박

야, '김건희 특검법' 예고…한동훈은 '침묵'

입력 : 2024-09-05 오후 5:30:00
[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총선 공천 개입 의혹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의 수사 대상에 관련 의혹을 포함하겠다고 공언했는데요.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결과적으로 공천이 안 됐는데 무슨 공천 개입이냐"고 반박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22일 파리올림픽 선수단 격려 행사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통령실 "공천 안 됐는데 무슨 개입이냐"
국민의힘 의원 "더 이상 놀랍지도 않다"
 
본지는 5일자 1면 기사 <"김건희 여사, 4·10 총선 공천 개입">을 통해 현역 국회의원 두 명의 증언을 바탕으로 김 여사가 지난 4·10 총선을 앞두고 당시 5선 중진이었던 김영선 국민의힘 의원에게 지역구를 옮겨 출마할 것을 요청했으며, 두 사람이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가 존재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김 의원은 컷오프(공천 배제) 됐고, 결과적으로 공천이 안 됐는데 무슨 공천 개입이란 말이냐"며 "공천은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결정했다"는 짧은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는 근본 의혹에는 입을 다문 '이상한' 설명에 불과합니다. '김 여사가 김 전 의원과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받았는지', '텔레그램을 통해 지역구 이동에 관한 얘기를 나눴는지' 등에 대한 해명은 빠졌기 때문입니다. 
 
국민의힘은 정확한 입장을 정하지 못한 채 혼란에 빠졌습니다. <MBN> 보도에 따르면,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에서 활동했던 한 공관위원은 "김 의원은 어차피 컷오프 대상자였고, 공관위 차원에서 이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김 여사의 공천 개입' 관련 질문에 "설명하는 날이 아니다"라고 답을 피했습니다.
 
국민의힘 모 의원은 이날 본지에 해당 의혹과 관련해 "더 이상 놀랍지도 않다"면서 "여사 리스크를 (하루라도 빨리)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결국 김 여사 '픽'을 한동훈 대표(당시 비상대책위원장)가 컷한 것 아니겠느냐"고 해석했습니다. 김용남 전 의원은 같은 날 <오마이TV> '박정호의 핫스팟'에 출연해 "(그간) 보도는 안 됐지만 정치권에 알음알음 꽤 알려져 있던 얘기"라며 "텔레그램 메시지뿐만 아니라 녹취파일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영선 전 의원의 결단을 촉구했습니다. 
 
야, 김건희 특검 '범위 확대'…"한동훈 입장 내라"
 
반면 본지 단독보도를 접한 야권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조직적인 총선 개입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강한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에 해당 의혹도 수사 대상으로 포함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정책조정회의에서 본지 보도를 언급하며 "사실이라면 소문이 무성하던 김 여사의 당무개입·선거개입이 실제로 있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경악할 수밖에 없다"며 "김건희 특검법에 해당 의혹도 수사 대상에 포함시켜 반드시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습니다.
 
박 원내대표는 '김 여사가 대통령과 맞춤형 지역 공약을 마련하겠다는 제안을 건넸다'는 의혹에 대해선 "총선 당시 윤 대통령이 민생 토론회를 열며 지역별 공약을 쏟아낸 건, 선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위한 것이라는 게 명백해졌다. 이는 곧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각을 세웠습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번 사건에 '다른 국민의힘 의원들도 얽혀 있다'는 증언은 김 여사의 공천 개입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자행됐는지 짐작케 한다"며 "민주당은 '여사 공화국'을 끝내고 반듯한 민주공화국을 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김보협 조국혁신당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김 여사는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 관여한 사실이 있는지, 한 대표는 이런 사실을 알고도 침묵한 건지 묻는다"며 "두 사람이 답변하지 않을 경우, 국정농단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라고 압박했습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유지웅 기자
SNS 계정 : 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