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챠, 이번엔 부경법 위반 신고…LGU+ "왓챠 데이터 사용 안했다"

공정위·중기부 이어 특허청에 고발한 왓챠
"왓챠 데이터 무단 사용" 주장
LGU+ "업계 통용 중인 보편적 기술" 반박

입력 : 2024-09-12 오후 3:03:24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LG유플러스(032640)와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왓챠 간 분쟁이 1년 넘게 지속되고 있습니다. LG유플러스가 왓챠의 핵심 기술을 탈취해갔다는 게 왓챠 측의 지속된 주장인데요.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심사 불개시 결정을, 중소벤처기업부는 실질적 조사가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그러자 이번에 왓챠는 부정경쟁방지법 상 데이터 부정사용에 해당한다며 특허청에 고발하고 나섰습니다. LG유플러스는 업계에 통용 중인 보편적 기술이라며 왓챠 측 주장에 반박했습니다. 
 
왓챠는 12일 LG유플러스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부경법) 위반 혐의로 특허청에 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왓챠 광고판. (사진=뉴스토마토)
 
"왓챠피디아와 동일" VS. "왓챠 데이터 사용 안했다"  
 
LG유플러스가 왓챠 데이터를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것이 왓챠 측 주장입니다. 특히 LG유플러스가 지난 2월 출시한 U+tv모아에 왓챠의 콘텐츠 추천·평가서비스인 왓챠피디아 데이터가 사용됐다고 강조합니다. 
 
왓챠는 "LG유플러스와 지난 2018년 1월부터 왓챠피디아의 데이터를 공급받는 데이터베이스(DB)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이 계약으로 별점 정보, 코멘트 정보 등을 포함한 데이터를 U+모바일TV, U+영화월정액, 인터넷(IP)TV 서비스에만 한정해 사용하도록 제한했다"며 "하지만 LG유플러스가 계약상의 사용 범위를 위반해 부정 사용해 신규 서비스인 U+tv 모아에 활용했다"고 말했습니다. 
 
LG유플러스는 U+tv 모다는 왓챠 데이터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고 반박했습니다. 회사측은 "추천 기술을 왓챠로부터 입수한 적이 없고, 수집한 별점 정보를 추천서비스에 활용하지 않으며, 별점 자체도 왓챠의 고유한 기능이 아니다"고 설명했습니다. 
 
"투자 철회 후 기술만 빼갔다" VS. "보편적 기술" 
 
왓챠는 LG유플러스가 2022년 7월부터 2023년 5월까지 10개월에 걸쳐 왓챠의 핵심적인 기술과 방대한 양의 데이터와 서비스 운영 노하우, 영업비밀, 아이디어 등을 무상으로 취득한 후 자사 서비스에 사용하고 있다고도 주장합니다. 
 
왓챠는 "LG유플러스는 투자를 빙자해 탈취한 왓챠의 기술과 서비스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U+tv모아와 자체 OTT를 강화하고 있다"며 "심지어 체결된 DB 계약의 범위를 넘어 신규 서비스에 사용한 것이 확인됐는데, 이는 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LG유플러스는 왓챠 고유의 기능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왓챠가 제공하는 기능들은 미디어 업계에서 통상적으로 공유하고 제공되는 보편적인 기능과 디자인으로, 왓챠의 고유한 영업비밀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왓챠가 아이디어 도용당했다고 주장하는 LG유플러스 tv모아 서비스. (사진=LG유플러스)
 
공정위 불개시·중기부 종결…이번엔 특허청 신고 
 
왓챠는 지난해 10월 공정위에 투자를 빙자해 핵심 영업정보·기술을 탈취한 갑질행위로 경쟁을 저해한다며 신고했습니다. 같은 해 11월에는 중기부에 OTT 서비스 운영 기술, 컨텐츠 개인화 추천 기술 침해 행위로 신고했습니다. 이번에는 특허청에 부경법 위반을 내세우며 손을 내밀었습니다. 
 
부경법은 아이디어와 데이터를 보호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기 위해 2018년 법 제2조 제1호에 '아이디어 부정사용행위'를 신설하고, 이어 2022년 제2조 제1호에 '데이터 침해 행위'를 신설해 중소·벤처 기업의 아이디어를 보호하고 있습니다. 
 
왓챠의 행정신고를 지원하고 있는 박희경 재단법인 경청 변호사는 "부경법 개정을 통해 기존 법률로 보호되지 않던 새로운 유형의 부정경쟁행위인 아이디어, 데이터 침해에 대응할 수 있게 된 만큼 이번 행정조사를 통해 무형적 자산의 중요성과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 단초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공정위는 특허법 등에서 보호할 만한 기술로 보기 어렵고 LG유플러스가 유사한 제품을 출시한 바 없다며 심사 불개시 처리했고, 중기부는 자료 불충분 등으로 실질적 조사가 어렵다고 판단, 종결처리했습니다. 중기부 판단을 놓고 왓챠는 LG유플러스가 불성실한 자료 제출을 했다는 입장이고, LG유플러스는 수 개월간 자료 제출을 통해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며 왓챠 측 주장을 근거없는 비방이라고 일축했는데요. LG유플러스는 "공정위와 중기부도 종결한 건"이라며 "왓챠의 주장대로 고유한 영업비밀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방증"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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