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후보군 지자체장)대통령과 ‘불가근불가원’ 차별화 ‘오세훈’

0의정갈등엔 비판 목소리…민생위기엔 '약자와의 동행' 강조
'4선 시장' 진행 중…전임 정책 뒤집고 '오세훈표' 정책 추진
'수도 수장'에 '플러스 알파' 필요…이목·인지도·지지율 모색

입력 : 2024-09-2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의정갈등에 비판적 목소리를 내고, 약자와의 동행을 강조하면서 독자적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불가근 불가원'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시정 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계산입니다. 서울시장은 수도의 수장이라는 상징성 덕에 늘 대권후보로 거론됩니다. 하지만 역대 민선 서울시장 중 대통령이 된 건 이명박 대통령이 유일합니다. 오 시장으로선 서울시장이라는 프리미엄을 안고 대권에 도전하려면 국회로 쏠린 이목을 자기 쪽으로 돌릴 수밖에 없는 겁니다. 
 
오세훈은 누구?…변호사 출신 4선 시장
 
오 시장은 변호사 출신입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진행자로 인지도를 쌓았고, 2004년 총선에 출마해 한나라당(옛 국민의힘) 의원이 됐습니다. 2006년 서울시장에 출마해 재선에도 성공했지만, 2011년 시장직을 걸고 진행한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투표율 미달로 무산되자 중도 사퇴했습니다. 이후 두번의 총선(20·21대)에 나섰지만 낙선했습니다. 그러다 2021년 보궐선거로 서울시장에 당선돼 2022년 '4선 시장'까지 됩니다.
 
7월1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중구 서울시청 3층 대회의실에서 '민선 8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오 시장이 2021년 시청으로 돌아온 후 가장 먼저 한 것은 전임인 박원순 시장의 정책을 뒤집는 일이었습니다. 아파트 35층 제한을 폐지했고 미디어재단 티비에스(TBS)와 마을공동체, 주민자치 관련 예산을 삭감하기도 했습니다. 동시에 서울런, 기후동행카드, 서울형 키즈카페 등 오세훈표 정책들로 채웠습니다. '약자와의 동행'이 대표적 슬로건입니다.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과 한강버스 추진 등도 새롭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권주자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시정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7월1일 '민선8기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 때 '오세훈표 대표 정책이 생각나지 않는다'는 질의가 나온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당시 오 시장은 "요즘에 자주 듣고 늘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질문"이라고 했습니다. 국회의원과 4선 시장의 경력을 가진 오 시장도 인지도를 늘리고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게 가장 큰 고민이라고 스스로 인정하는 겁니다.
 
의정갈등 비판 등 '정무적 발언' 잇따라
 
인지도를 늘리고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전략은 정무적 소신 발언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요즘 오 시장은 의정갈등을 비판하고 합리적 대안을 모색하는 한편 국민의 의료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계속 내고 있습니다. 지난 9일 오 시장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2026학년도 (의대정원) 원점 재논의에 찬성하느냐'는 질의에 "그렇다. 그렇게 해야 논의가 시작될 수 있겠다"고 답변했습니다. 장·차관 경질에 관해서도 "차관 정도는 스스로 고민을 하는 것도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지 않겠나"라고 했습니다.
 
19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연휴가 끝난 지금이 진정한 위기의 시작일지도 모른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문제 해결은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또 "정부와 의료계 양측이 서로 양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는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오 시장이 민선 8기에서 강조하는 약자와의 동행 슬로건도 정부와의 차별점입니다. 민생경제의 침체를 복지정책으로 돌파하려는 시도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안심소득(현 디딤돌소득), 서울런, 동행식당 등이 있습니다. 디딤돌소득은 저소득층에게 기준소득 대비 부족분을 차등 지급하는 정책이며, 동행식당은 쪽방촌 거주자에게 하루 한 끼 식권을 제공하는 시책입니다. 또 서울런은 서울시의 무료 온라인 학습 플랫폼을 가리킵니다.
 
8월23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해운대구 동서대 센텀캠퍼스 컨벤션홀에서 열린 ‘2024 한국정치학회 국제학술대회’ 특별대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오 시장은 지난달 14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선 출마 가능성이 51%로 올랐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습니다. 그만큼 대권을 위한 독자적인 몸풀기도 가속화할 전망입니다. 오는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서울 외 지역과의 접점을 늘리고 복지 등 정책을 지방에 공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실제로 오 시장은 지난달 23일 부산을 방문해 한국을 4개 강소국(수도권, 충청권, 영남권, 호남권)으로 나누자고 발언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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