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넥슨이 유료 아이템 확률을 제대로 고지받지 못한 소비자들에게 219억원에 달하는 보상을 진행합니다.
2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한국소비자원과 공정거래위원회는 '메이플스토리 게임 내 확률형 유료아이템'에 관한 집단분쟁조정이 성립됐다고 전날 밝혔습니다.
넥슨코리아는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의 '메이플스토리 게임 전체 이용자에 대한 보상계획' 권고를 받아들이고, 역대 최대 규모인 219억원 상당의 보상을 할 계획입니다. 이 게임 전체 이용자 수는 80만 명에 달합니다.
보상 대상은 2019년 3월1일부터 2021년 3월5일까지 메이플스토리 레드·블랙큐브를 사용한 이용자입니다.
넥슨 판교 사옥. (사진=넥슨)판
앞서 넥슨은 2010년 9월 메이플스토리 확률형 유료 아이템 '큐브'의 인기 잠재 옵션이 기본보다 덜 나오게 확률을 바꿨습니다.
이듬해 8월엔 특정 인기 잠재 옵션 조합이 출현하지 않도록 확률을 변경했습니다.
또 블랙큐브의 잠재 능력 등급 상승 확률을 2013년 7~12월 하락시키고, 2016년 1월 추가 하락시켰습니다.
이에 공정위는 넥슨이 아이템 확률을 공지와 다르게 바꿔놓고도 이용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은 점을
전자상거래법 위반 행위로 보고, 올해 1월 과징금 약 116억원을 부과했습니다. 이후 소비자 5804명(현재 5773명)이 3월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했고, 조정위원회는 세 차례 집중 심의를 통해 조정을 결정했습니다.
조정위원회는 넥슨이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116억원을 부과받은 점 등을 고려해, 넥슨이 신청인들에게 레드큐브 사용액의 3.1%, 블랙큐브 사용액의 6.6%를 현급 환급 가능한 형태의 넥슨캐시로 지급하라고 결정했습니다.
넥슨캐시를 현급으로 환급할 경우, 넥슨이 환급 수수료를 면제합니다. 앞서 2021년 5월 넥슨이 자체 지급한 보상액의 70%는 공제합니다.
넥슨은 지난 9일 조정결정 수락 의사를 밝혔습니다. 집단분쟁조정 절차에 참여하지 않은 이용자에 대한 보상 계획서를 제출하라는 권고도 받아들였습니다.
보상 대상자는 23일부터 연말까지 넥슨 웹사이트를 통해 보상액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집단분쟁조정 결정을 수락한 신청인은 별도 보상 신청을 하지 않아도 10월 말에 보상액을 일괄 지급받습니다.
이번 집단분쟁조정은 2007년 제도 도입 이래 조정위원회의 보상계획 권고에 따라 동일 피해 소비자 전원 보상이 진행되는 첫 사례입니다. 보상 규모 역시 역대 최대입니다.
한국소비자원이 공정위 조치와 연계해 피해자를 모집하는 식으로 집단분쟁조정절차를 진행한 첫 사례이기도 합니다.
집단분쟁조정은 결정 내용을 당사자가 수락한 경우 조정이 성립돼, 법원의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재판상 화해)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민사소송 절차보다 빠르게 분쟁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공정위는 "게임 이용자의 피해를 예방하고 이용자를 폭넓게 보호함으로써 누구나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게임 생태계가 조성되고 게임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을 지속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