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래 최악 '인구쇼크' 온다

'인구절벽' 한국, 50년 후 인구순위 30계단 추락
한국 고령인구, 2072년 47.7%…2명 중 1명 '노인'
생산연령인구 급감…젊은이 부양 부담 세계 3위

입력 : 2024-09-23 오후 4:58:32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현재 5200만명 규모인 우리나라 인구는 약 50년 뒤인 2027년엔 3600만명으로 급감할 전망입니다. 특히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2027년에는 우리나라 인구 절반이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한국인 둘 중 한 명은 노인인 셈입니다. 반면 노동력과 경제 성장을 담당하는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는데요. 생산연령인구보다 고령인구가 더 많아지면서 생산인구가 짊어져야 할 부양 부담은 세계에서 3번째로 무거운 국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세계 인구 25% 증가할 때…한국 31% '급감'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세계와 한국의 인구현황 및 전망'에 따르면 세계 인구는 올해 81억6000만명에서 2072년 102억20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반면 한국 인구는 같은 기간 5200만명에서 3600만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는데요. 세계 인구가 25.2% 증가할 때 한국 인구는 30.8% 줄어드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인구 순위는 올해 29위에서 2072년 59위로 30계단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앞서 2년 전 전망에서도 2070년 한국 인구는 3800만여명으로 59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인구 감소로 한국 인구가 세계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올해 0.6%에서 2072년 0.4%로 감소할 전망입니다.
 
한국의 인구는 남북한을 합쳐도 감소세가 뚜렷할 것으로 보입니다. 남한과 북한을 합한 총인구는 올해 7800만명에서 2072년 5900만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는데요. 한국이 이미 2020년을 정점으로 인구 감소세인 데 더해, 북한 역시 2032년을 정점으로 감소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입니다. 남북한을 합친 인구 순위는 올해 20위에서 50년 뒤 40위로 하락할 전망입니다.
 
2072년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는 인도(16억8000만명)일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2위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중국일 것으로 예측되지만, 인구수는 9억7000만명으로 올해보다 4억5000만명가량 줄어들 전망입니다. 이어 파키스탄(4억5800만명)·나이지리아(4억3900만명) 순으로 지각 변동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며, 미국은 5위까지 떨어질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50년 뒤 한국, 전 세계서 '3번째'로 늙은 국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한국의 고령인구 비중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아질 전망입니다.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인구 구성비는 올해 19.2%로, 2072년에는 47.7%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2072년 추계 기준으로 보면 홍콩(58.5%), 푸에르토리코(50.8%) 다음으로 세 번째로 높은 수준입니다. 
 
세계 인구 중 고령인구 구성비는 올해 10.2%에서 2072년 20.3%로 높아질 전망입니다. 온누리 통계청 인구추계팀장은 "앞으로 외국인이 국내에 더 많이 들어오는 걸로 추계되면서 고령인구 비중 전망에 변동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문제는 인구 내 구성 비율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생산연령인구가 줄어드는 추세지만, 한국의 추락 속도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른데요. 한국의 생산연령인구 비중은 올해 70.2%에서 2050년 51.9%, 2072년 45.8%까지 떨어져 약 50년 동안 24.4%포인트나 급감할 전망입니다. 한국의 유소년인구(0~14세) 비중 역시 올해 10.6%에서 2072년 6.6%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생산연령인구보다 고령인구 구성비가 급증하면서 총부양비도 급속하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부양 인구비를 나타내는 한국의 총부양비는 2072년 118.5명으로 올해 42.5명 대비 2.8배 높아질 전망입니다. 마찬가지로 홍콩(170.9명)과 푸에르토리코(134.6명)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수준입니다. 같은 기간 세계의 총부양비는 2024년 53.7명에서 2072년 62.7명으로 1.2배 수준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특히 한국의 노년부양비는 올해 27.4명에서 2072년 104.2명으로 3.8배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은 한 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의미하는 합계출산율 역시 최하위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2명으로, 마카오(0.66명)·홍콩(0.72명)과 더불어 세계 꼴찌 수준이었습니다. 2072년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1.08명으로 다소 높아지지만, 마카오(1.04명) 다음으로 가장 낮아 최하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이창우 KB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고령 인구는 이미 지난 2021년 유소년 인구를 넘어섰고, 2060년 무렵에는 생산연령인구보다 고령 인구가 더 많아질 것으로 추산된다"며 "고령층이 늘어날 경우 소비 활력이 떨어지는 반면, 연금 등 국가의 재정적 부담이 커지고 사회 전반적인 경제 활력이 감소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고령층을 사회적 부담으로 규정하기보다 제도적 뒷받침을 통해 인적자본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 종로구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 어르신들이 식사를 하기 위해 줄 서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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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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