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HD현대마린, 투자 확대에 유동성 제고까지…'두 마리 토끼' 잡을까

내년부터 본격적인 투자 활동 예고…현금 감소에 유동성 관리 필요
선박 유지·보수 및 친환경 선박 개조…해운업계 수요 많아 '우호적'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27% 증가에 영업현금흐름 대폭 확대

입력 : 2024-09-26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4일 16:5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HD현대마린솔루션(443060)(이하 마린솔루션)이 내년부터 투자 규모를 대폭 늘리기로 결정하면서 향후 자금 지출로 인한 유동비율 하락을 개선해야 할 과제가 주어졌다. 마린솔루션은 상장을 통해 확보한 3672억원을 시설투자와 타법인 지분투자에 집중 투입할 예정이며, 동시에 주주들이 상장 전보다 개선된 재무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두 가지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현금창출력 확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글로벌 상선 수 증가 폭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마린솔루션을 둘러싼 사업 환경은 우호적이다. 이에 자금 지출로 발생하는 유동비율 하락은 개선될 수 있을 전망이다.
 
(사진=HD현대마린솔루션)
 
3600억원 유상증자 자금, 전부 투자에 사용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마린솔루션은 지난 5월 상장으로 신주 445만주를 발행해 3672억원의 자금 확보에 성공한 바 있다. 마린솔루션은 유상증자 자금을 모두 투자에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상장 자금이 본격적으로 집행되는 시기는 내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마린솔루션의 상장 당시 계획에 따르면 올해는 디지털 해운 및 항만 관련 지분투자는 내년부터 집행될 예정이었지만, 지난 7월 30억원을 인공지능 해운 관리 스타트업 씨벤티지에 투자하면서 계획이 다소 변경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큰 틀에서 내년과 내후년에 큰 폭의 지분투자 집행 계획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마린솔루션은 내년과 내후년 각각 1506억원, 679억원의 지분 투자 자금 집행을 예고하고 있다. 해당 투자 규모는 전체 상장 자금의 41%, 18.5%에 달한다.
 
이에 본격적으로 상장 자금이 투자로 집행되는 시기가 도래하면 대규모 현금 유출로 마린솔루션의 유동 비율도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 투자방식은 사업적 시너지 획득을 위한 장기 지분 투자 방식이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분 투자가 이뤄지면 투자 자금은 기업의 비유동자산에 계상되기 때문에 전체 자산 규모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이나, 현금성 자산 등 유동성 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마린솔루션의 유동비율은 241.6%로 우수하다. 자본잉여금이 대폭 증가하면서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도 같은 기간 957억원에서 4477억원으로 4.7배 증가한 영향이 크다. 다만, 향후 계획대로 유상증자 자금을 모두 투자에 사용할 경우 현금 감소로 인해 유동비율은 144.6%로 97%포인트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상장 후 투자자들의 신뢰를 강화하기 위해선 상장 이전보다 개선된 유동비율 등 강화된 재무구조를 구축할 필요성이 커진다. 상장 이전인 지난해 말 마린솔루션의 유동비율은 202%였다. 이에 투자와 별개로 사업을 통한 현금성 자산을 꾸준히 확보해야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
 
 
우호적 사업 환경에 현금창출력 증가
 
마린솔루션이 주력으로 삼는 선박 유지·보수 사업은 전망이 긍정적이다. 운항 중인 선박의 수가 많아질수록 마린솔루션의 사업 범위도 넓어지는데, 최근 조선업이 회복하면서 인도 선박 수가 늘어나고 있어 향후 이들 선박에 대한 유지·보수 수요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해운 전문 연구기관인 ISL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글로벌 주요 해운국가들의 보유 상선 수는 2만6254척으로 2022년(2만5745척)에 비해 2%가량 증가했다. 조선업계가 코로나19 시기(2021년~2022년)가 끝나고 수주받은 선박들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인도 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운항을 개시하는 상선 수 증가 폭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선박 수가 증가하면서 마린솔루션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마린솔루션은 매출 8208억원, 영업이익 1225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매출(6855억원)과 영업이익(1003억원)이 각각 19.7%, 22.1%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어난 효과로 순이익도 777억원에서 1010억원으로 증가하면서 영업현금흐름도 같은 기간 377억원에서 1283억원으로 커졌다. 아울러 마린솔루션의 수주잔고는 지난해 말 1434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122억원으로 47.97% 증가했다.
 
여기에 차입금 부담이 덜한 탓에 마린솔루션은 투자로 인한 자금 지출의 빈틈을 현금창출력으로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마린솔루션의 이자 지급액은 36억원으로 전체 영업활동현금흐름의 2.8% 수준이다.
 
관련 업계에서도 마린솔루션의 사업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올해 마린솔루션의 영업이익을 2461억원, 내년은 3128억원으로 27% 성장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선박 유지·보수에 친환경 선박으로의 개조 수요까지 더해져 높은 영업이익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마린솔루션 측은 향후 유상증자 자금 지출에 따른 재무건전성 확보 방안에 관해 묻는 <IB토마토>의 질문에 “향후 투자를 통해 핵심 사업을 강화해 해운업계의 친환경 추세에 경쟁력을 갖출 계획”이라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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