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기준금리 인하를 앞두고 여신전문채권(여전채) 금리가 낮아지고 있지만 저신용자들의 카드론(장기카드대출) 금리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카드론 평균 금리는 소폭 떨어졌지만 저신용자 카드론 금리는 오르고 있어 연체율 압박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25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이날 기준 여전채(금융채 Ⅱ, AA+등급, 3년물) 금리는 3.298%입니다.
올해 여전채 금리는 지난 1월19일(4.009%) 최고치를 기록한 후 지속적으로 내려가고 있습니다. 이달 들어서는 3.2%대로 연중 최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이 '빅컷'을 단행한 가운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도 임박하면서 여전채 금리 인하가 진행됐습니다.
카드론 평균 금리도 소폭 내려갔습니다. 지난달 카드론 평균 금리는 14.32%로 전월 대비 0.08%포인트 감소했습니다. 다만 이 기간 신용등급 700점 이하 저신용자의 카드론 금리는 17.21%로 전월 대비 0.14% 상승했습니다. 신용등급 900점을 초과하는 고신용자의 카드론 금리도 11.64%로 0.01% 올랐지만, 금리 상승폭은 저신용자가 14배나 높았습니다.
카드론은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저신용자들의 급전 마련 창구로 이용됩니다. 여전채 금리 하락과 더불어 카드론 평균 금리도 내려갔지만, 주 소비층인 저신용자들의 금리 부담은 오히려 높아졌습니다.
카드론 잔액도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
삼성카드(029780)·우리·하나·현대·롯데·비씨·NH농협카드 등 9개 신용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지난달 41조8309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12월 38조7613억원으로 올라선 이후 8개월 연속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같은 기간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도 1조9166억원으로 최근 1년간 24.88% 급증했습니다. 카드론 대환대출은 카드론을 제때에 갚지 못해 다른 카드사 대출로 기존 빚을 돌려갚는 방식으로 이른바 '돌려 막기'로 불립니다. 주로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저신용자들이 이용하기 때문에 카드론 잔액이늘어날수록 연체율 상승 등 리스크가 동반됩니다.
카드론은 기존 은행 등으로부터 대출이 어려운 저신용자들이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연체율 상승 우려가 높습니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카드론 금리를 높게 산정합니다.
통상적으로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다가올 수록 여전채 금리는 내려갑니다. 카드사는 은행처럼 예금 등 수신 기능이 없기 때문에 카드론 같은 여신 업무를 하기 위해 여전채로 자금을 마련합니다. 여전채 또한 카드사들이 대출을 받는 자금이기 때문에 금리 민감도가 큰 편입니다.
여전채 금리가 내려가면 카드사들은 자금 조달에 숨통을 틀 수 있습니다. 이자 부담이 적어지기 때문에 카드론 금리도 내릴 수 있어 대출 영업이 용이해집니다. 그러나 카드론 금리가 평균적으로 낮아지고 대출 잔액도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저신용자들의 이자 부담은 오히려 커졌습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론 잔액이 늘어나면서 연체율 상승 우려가 크지만 신용등급에 따라 차주별로 금리와 한도를 조절하며 건전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여전채 금리가 선제적으로 낮아졌지먼 저신용자들의 카드론 금리는 오히려 상승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전봇대에 붙어있는 불법 대출 광고물.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