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시 내 외국인 노동자가 4만3000명에 달하지만, 소방교육은 단 1.7%인 731명 만이 받은 걸로 나타났습니다. 서울시는 외국인 노동자가 시간을 낼 수 있는 주말을 이용하거나, 평일 정기 교육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습니다.
27일 행정안전부·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서울 지역의 외국인 노동자는 4만3667명에 이릅니다. 하지만 지난해 소방안전교육을 받은 인원은 731명으로, 1.67%에 불과했습니다.
이는 소방안전교육이 주로 평일에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교육을 받은 외국인은 9631명입니다. 그런데 73.6%인 7093명이 외국인 주민이었습니다. 나머지 인원은 △유학생 948명(9.8%) △외국인 노동자 731명(7.6%) △다문화 6.0%(578명) △이주여성 281명(2.9%) 순이었습니다. 생업에 종사하느라 평일엔 시간을 비울 수 없고 주말에만 시간을 낼 수 있는 외국인 노동자는 교육을 제대로 받을 수 없는 겁니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26일 '외국인노동자 안전교육 강화 추진 계획'을 세웠습니다. 소방안전교육을 맡은 서울소방재난본부가 중심이 돼 외국인 노동자 가운데 신규 교육 대상자를 발굴키로 했습니다. 서울시가 외국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소방교육에 나선 건 지난 6월24일 경기 화성시 아리셀 공장 화재가 직접적 계기입니다. 당시 사망자 23명 중 외국인이 18명(78.2%)이나 됐던 겁니다.
서울시는 주말 교육이 가능한 기관에서는 주말 교육을 실시하고, 주말 교육이 힘든 기관에서는 평일에 정기교육을 신설하는 방식으로 교육 대상자를 늘려나갈 예정입니다. 서울소방재난본부 협력 유관기관은 △한국산업인력공단 서울남부지사 △서울시 산하 외국인주민지원센터 △외국인노동자센터 △도시기반시설본부(도기본) 등입니다.
6월27일 서울외국인주민지원센터가 서울소방재난본부와 협력해 직원 대상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서울외국인주민지원센터)
건설업·서비스업·제조업 외국인 노동자를 주로 다루는 한국산업인력공단 서울남부지사는 취업교육에 소방안전교육을 포함키로 했습니다. 교육은 월 2회 이내이며 1~2시간씩 진행합니다. 건설 노동자를 담당하는 도기본 역시 반기별 교육과정에 소방안전교육을 넣습니다.
아울러 서울시는 소방안전교육 내용을 번역한 후 인쇄물로 만들어 배포하거나 서울 외국인 포털·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올리기로 했습니다. 한글을 잘 모르는 외국인 노동자를 위해 글자 양이 적고 그림 위주로 된 카드뉴스·포스터도 제작합니다.
서울시는 소방안전교육에 참여한 외국인 인원을 이전보다 더 정교하게 파악해 통계상 노동자 숫자를 늘리는 방안도 추진합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기존에는 외국인주민지원센터에서 교육을 듣는 사람을 모두 외국인 주민으로 간주했다"며 "앞으로는 노동자를 따로 집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