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가 상향 '승부수' MBK-영풍…강성두 사장 "추가 인상 계획 없다"

공개매수가 66만→75만원 인상 영풍…"공개매수 실패하지 않을 것"
공개매수 기간 내달 4일까지…"고려아연, 대항공개매수 구조 부족"
영풍 비판한 고려아연 "경영진, 실적 악화 중 '묻지마 빚투' 기자회견"

입력 : 2024-09-27 오후 3:26:31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강성두 영풍 사장이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가격 추가 인상 계획이 "현재로선 없다"고 밝혔습니다. 영풍은 최근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가격을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한 차례 인상한 바 있습니다.
 
강 사장은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K가 공개 매수가를 한 차례 더 인상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MBK가 부담하는 것이라 제가 답할 입장은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공개매수 실패 우려에 대해서는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습니다.
 
앞서 MBK의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와 영풍은 지난 26일 '고려아연 주식회사 보통주 공개매수 공고(정정)'를 내고 공개 매수가를 기존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올리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주요 관계사 영풍정밀의 공개 매수가도 2만원에서 2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실질적인 공개매수기간 연장 없이 가격을 인상할 수 있는 마지막 날에 기존 공개매수가보다 13.6%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겁니다.
 
공개매수 청약 기간 중 주가가 공개매수가보다 높으면 주주들이 공개매수에 응할 유인이 사라져 응모율이 낮아집니다. 이에 따라 이번 가격 인상은 주주들의 참여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작업으로 해석됩니다. 이에 MBK측은 최대 목표 물량 302만4881주(발행주식총수의 14.61%) 기준 공개매수 대금이 기존 1조9998억원에서 2조2721억원으로 증가했습니다.  
 
강영두 영풍 사장(왼쪽)이 26일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인상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이승재 기자) 
현재 영풍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MBK)와 손잡고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종료일은 내달 4일까지입니다. 경영권 방어를 위해 고려아연이 대항공개매수 카드를 낼 시간은 내주 휴일을 고려해 3거래일이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강 사장은 고려아연의 대항공개매수 가능성에 대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입장에서 방어를 해야하니 대항공개매수를 적극적으로 준비할 수 밖에 없다"면서도 "저희는 경영권을 갖는 주식을 파는 것이지만 고려아연은 경영권을 줄 수 없다. 비싼 가격에 사서 더 비싼 가격에 사줄 (다른) 사람이 있을지 의문이라 구조가 안나온다"고 일축했습니다.
 
아울러 영풍은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획득한 이후에도 고려아연을 중국에 팔지 않겠다는 입장을 또 한번 강조했습니다. 강 사장은 'MBK와 영풍이 공개매수에 성공할 경우 중국 등 해외에 고려아연을 매각할 것'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저와 MBK 김광일 부회장이 회사에 존재하는 한 고려아연을 중국에 안 판다"며 "팔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영풍은 MBK와 고려아연의 지배권을 강화한 뒤에도 현재의 고려아연 직원들에 대한 인위적인 구조조정도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강 사장은 "민주노총 금속노련 위원장과 만나 개인적으로 구조조정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며 "지금 당장은 고려아연 노동조합 조합원들과 울산 시민들을 만날 수 없다. 공개매수가 종료되면 노조와 울산시민들을 만나 걱정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고려아연측은 이날 영풍의 기자회견을 겨냥한 입장을 내고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대표이사 2명이 구속되고 석포제련소가 60일간 문 닫을 위기에 처한 영풍 경영진은 지금 적대적 M&A(인수합병)에 대한 허심탄회 기자회견을 할 때가 아니"라며 "대표이사 공백 속에서 공장 가동률이 반토막 나고 경영 실적이 악화하고 있으며, 인력 감축이 현실화하고 있는 석포제련소를 살리기 위해 1분1초를 아껴야 할 상황에서 회사 일보다는 '묻지마 빚투' 설명에 매달리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강 사장은 이날 영풍의 부진한 실적과 관련해 "영풍의 실적이 나쁜 것은 인정하나, (경영권 분쟁이 일어난) 판국에 실적 이야기를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실적이 나쁘게 된 원인 제공자 중 하나가 고려아연이고 경영자로서 오는 2026년부터는 영풍 실적을 기대해도 좋다"고 설명했습니다.
 
강영두 영풍 사장이 26일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인상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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