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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9월 27일 18:0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금속산업은 산업 전반의 밸류 체인에서 탄소 배출량과 전력 소비량이 많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절실히 요구되는 분야로 꼽힌다. 그러나 국내 금속산업의 ESG 경영 현황은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면 더딘 상황이다. 대기업들은 ESG 전담 조직을 설치해 의사결정 과정에 ESG 요소를 반영하고,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중견 기업들은 ESG 경영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자금 부족과 인재 발굴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ESG 경영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IB토마토>는 국내 금속산업의 ESG 현황을 분석하고, 중견 금속기업의 선도적인 ESG 사례를 발굴해 소개한다. 더 나아가 금속산업 전반에 ESG 경영이 확산되기 위한 업계의 노력과 그 가능성을 점검해 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세계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이 의무화되는 상황에서 국내 중견 비철금속사들의 탄소감축 이행 속도가 더디다. 외부 투자로 탄소 감축 투자에 나서는 기업들이 나오고 있지만 소수에 불과하다. 기업 대부분은 소극적 투자에 머무르는 분위기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는 탄소 감축 투자에 나서는 기업에 저리 융자 지원을 확대 중이지만 기업들의 참여 의지가 관건이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사진=조일알미늄)
외부 투자 받아 가며 '탄소 감축'…기업 대부분 '소극적'
27일 금속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국내 비철금속 중견기업들은 탄소 감축을 위한 투자가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조일알미늄(018470),
삼아알미늄(006110),
알루코(001780) 등 일부 기업만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이들 기업은 모두 배터리용 알루미늄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조일알미늄은 배터리용 알루미늄 박을 생산하는 롯데알미늄에 원료를 공급하고, 삼아알미늄은 알루미늄 박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해당 기업들은 투자 유치를 통해 탄소 감축을 위한 투자 자금을 확보했다. 조일알미늄은 지난해 7월 IMM ICS로부터 300억원을, 삼아알미늄은 지난해 1월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JKL파트너스 등으로부터 각각 465억원과 321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해당 자금을 바탕으로 두 회사는 설비 개선으로 공정을 효율화해 탄소 배출량 감축에 나설 계획이다.
문제는 투자를 유지하지 못한 기업의 경우 자체 자금만으로 탄소 감축에 뛰어들기는 쉽지 않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중견 금속사들의 현금성 자산은 적게는 12억원, 많게는 300억원이다. 통상 공정 개선을 위한 전면적인 설비 투자 금액이 100억원 이상 들어가는 점을 고려하면 부담이 크다.
물론 차입도 가능하지만 국내 중견 비철금속 기업들의 재무상황이 여유로운 편이 아니다. 국내 주요 중견 기업 부채비율은 200% 내외다. 금융권에 따르면 통상 부채비율 200% 기준으로 재무건정성을 평가한다. 차입금을 늘릴 여력이 부족하다. 별도 투자 없이는 탄소 감축 재원을 마련하기가 어렵다.
정부, 탄소감축 비용 지원…참여 기업 극소수
정부에서는 이에 온실가스 감축 시설과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기업에 저리 융자를 제공키로 하고 '2024년도 탄소중립 전환 선도 프로젝트 융자 지원 사업' 대상 기업을 27일까지 추가 모집했다. 융자 규모는 약 170억원으로, 선정된 기업은 최대 10년간 최저 1.43%의 저리로 돈을 빌릴 수 있다. 2026년 유럽연합(EU)에서 시행 예정인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대응토록 알루미늄 산업 프로젝트의 경우 선정 때 가점이 부여된다. 산업부에서 CBAM 품목 확대를 검토 중이라 알루미늄 외 다른 비철금속도 정책 우대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정부 차원의 지원 제도가 개시된 가운데 국내 비철금속 업계의 탄소 중립 투자 의지가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견기업들의 탄소감축 투자 의지는 다소 약한 것으로 보인다.
융자사업의 실무를 진행하는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정부 융자지원 사업에 비철금속기업이 선정된 경우는 2022~2024년동안 1년에 1개 기업에 불과했다. 선정되는 기업이 한 해에 20개 내외임을 고려하면, 비철금속기업 비중은 약 5%에 불과한 셈이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비철금속 중견기업의 경우 제련업을 하는 대기업에 비해 전기를 덜 쓰기 때문에 탄소배출량도 적다"라며 "굳이 융자를 내면서까지 탄소 감축에 뛰어들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