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제외한 9개 국립대 의대생 4325명 '휴학보류 중'

백승아 의원 "의대 정원 확대 졸속추진에 따른 의료대란…정부 책임"

입력 : 2024-10-06 오후 12:56:46
[뉴스토마토 유근윤 기자] 전국 9개 국립대 의대생 4325명이 '휴학 보류' 상태인 걸로 나타났습니다. 앞서 서울대 의대가 정부의 동맹휴학 승인 불가 방침을 따르지 않고 자대생들의 휴학을 허용하자 교육부로부터 감사를 받고 있습니다. 때문에 다른 국립대 의대도 자대생들의 휴학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 겁니다. 의정갈등으로 정부가 의대의 동맹휴학을 승인하지 않으면서 학생들 휴학신청 승인과 관련해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백승아 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서울대를 제외한 9개 국립대(강원대, 경북대, 경상국립대, 부산대, 전남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충북대) 의대생 휴학처리 현황'에 따르면, 2024년 휴학 신청자(1·2학기 전체) 4647명 중 322명(6.9%)만이 휴학 처리된 걸로 집계됐습니다. 나머지 4325명(93.1%)은 휴학 보류(동맹휴학 미승인)입니다.
 
대학별 휴학 보류 학생 숫자는 △전북대 735명(89.5%) △부산대 672명(98.5%) △전남대 650명(92.3%) △충남대 623명(95.3%) △경북대 490명(90.9%) △경상국립대 420명(91.9%) △충북대 275명(91.4%) △강원대 256명(91.8%) △제주대 204명(97.1%) 순입니다.
 
휴학신청이 승인된 경우는 군 휴학이나 질병 휴학이 대부분입니다. 
 
서울대 의과대학이 의대생들의 휴학을 전격 승인해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지난 2일 오후 안상훈(가운데) 교육부 감사총괄담당관을 비롯한 감사반들이 감사를 하기 위해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행정관으로 들어서고 있다.(사진=뉴시스)
  
백 의원실이 9개 국립대 의대에 휴학신청 승인 계획을 확인한 결과, 의대생들의 대규모로 휴학 보류 상태에 있는 건 각 대학들이 휴학신청 허용을 꺼리고 있는 걸로 파악됐습니다. 교육부가 동맹휴학 승인불가 지침을 어기고 자체적으로 휴학을 허용한 서울대를 대상으로 지난 2일 감사에 착수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경북대는 "교육부에서 동맹휴학은 휴학의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으므로 허가하지 않도록 하고, 학생들의 조속한 수업복귀를 위한 적극적인 지도와 학사관리를 당부하는 지침을 보낸 바, 본교는 의대생의 일반휴학을 허가하고 있지 않다"고 알렸습니다.
 
제주대도 "교육부의 방침에 따라 동맹휴학에 대해서는 불허할 계획"이라고 전했습니다. 경상국립대와 충남대, 충북대 등은 교육부 학사운영 가이드라인에 따라 학사운영할 것이라 했습니다. 전남대도 교육부 방침에 따라 휴학 승인은 보류 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백 의원은 "의대정원 확대 졸속추진에 따른 의료대란은 정부의 책임이 크다"며 "대학에 대한 폭압적인 감사만이 능사가 아니다"고 했습니다. 이어 "전문의 사직 지연 손해배상 청구처럼 휴학 거부에 따른 소송으로 행·재정적 손실이 우려된다"며 "교육부가 대통령실 눈치 보기에 급급하지 말고 근본적인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의학교육평가원 무력화 저지를 위한 전국의과대학 교수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뉴시스)
 
한편, 의대 교수단체들은 교육부의 보복성 감사와 강압적 통보에 대해 "대통령실과 교육부의 휴학 승인 거부 지시는 자유민주주의의 소중한 가치를 훼손하는 반헌법적 행정지도"라며 "대학 총장들은 의대생의 휴학신청을 즉시 승인해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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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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