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지난 2021년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 여론조사를 두고 온라인 상에서 설전을 벌였습니다.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와 관련해, 과거 실시된 여론조사의 의문점을 제기한 나 의원에 대해 이 의원이 "부정선거론자의 말"이라고 반박하면서입니다.
이준석 신임 국민의힘 당대표와 나경원 후보가 2021년 6월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포문은 나 의원이 먼저 열었습니다. 나 의원은 1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명태균, 그의 말대로 21년 오세훈 후보와의 서울시장 경선, 21년 이준석 후보와의 전당대회는 의외의 현상의 연속이었다"고 적었습니다.
이어 그는 "오세훈 후보와의 2차 경선은 느닷없는 여론조사 100%로 진행됐다"며 "그런데 그 여론조사는 역선택방지조항을 삽입하기는커녕, 민주당 지지자들의 응답유도를 위해 국민의힘 여론조사라는 것을 모두조항에 언급하지도 않은 여론조사였다"고 지적했습니다. "서울시장 레이스 초반 여론조사 압도적 1위, 1차 경선에서 압도적 1위였던 내가 결국 압도적으로 패했다"고도 나 의원은 덧붙였습니다.
나 의원은 또 "이준석 후보와의 전당대회는 더욱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며 "전당대회 초반 역시 여유 있는 1위였는데, 명과 관련된 여론조사기관이 7번이나 전당대회 여론조사를 했다. 그렇게 많은 여론조사가 전대 기간에 있었던 것은 유일무이했다"고 돌아봤습니다.
나 의원은 "이준석 후보가 나를 이기는 첫 번째 여론조사, 그것도 무려 5%포인트나 이기는 조사결과를 해당 여론조사 기관이 내보냈다"며 "이후 몇 번의 조사와 기사는 눈덩이처럼 이준석 후보의 지지율을 굴려 갔다"고도 말했습니다.
2021년 5월22일의 여론조사를 특정하면서는 "응답률이 3.3%이데 단 1시간50분 만에 표집됐다고 하니 의아하지 않는가"라며 "난 참 이상하다고 생각만 했고 후에 명이 개입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뿐"이라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나 의원은 "명의 주장대로라면 나는 명 때문에 번번이 피해를 입은 것"이라며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는지 나도 궁금하다. 진실이 명명백백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이 의원은 자신의 SNS에 나 의원의 게시글을 공유하면서 "부정선거론자가 되는 초기 증세다"라고 반박했습니다.
이 의원은 "전당대회 지고 3년 동안 얼마나 이런 소리 하고 싶으셨겠느냐"며 "부정선거 주장하고 싶은데 구체적으로 뭐가 문제인지 지적할 수 없으니 피상적인 내용만 열거하면서 변죽 울리시는 거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그는 "그때 조사 결과만 봐도 제가 1등하는 조사가 수두룩했고 전당대회 기간동안 40회 넘는 조사가 이뤄졌는데 추세에서 벗어난 '조작된' 조사 하나만 찍어서 대보라"도 언급했습니다.
이 의원은 "부정선거의 말로는 익숙하다. 멀리 안 나간다"라며 나 의원이 제기한 주장을 일축했는데요.
여기에 대해 나 의원은 재차 SNS에 글을 올려 "명태균씨 여론조사에 대한 의혹 제기를 부정선거론으로 매도해버린다"고 받아쳤습니다.
나 의원은 "부정선거 얘기가 전혀 아니다. 선거 전에 일어난 비정상적 여론조사를 말하는 것"이라면서 "1시간50분, 단 몇 시간에 불과한 여론조사 시간, 편중된 성별비율, 3% 내외 응답률 등을 확인해 보라"고 했습니다.
나 의원은 "명태균씨와 미리 여론조사 관련 얘기를 나눈 적이 진짜 없느냐"며 "그리고 그럼 새벽에 홍매화는 왜 심은거냐"고 이 의원을 몰아세웠습니다.
두 사람의 설전은 계속됐습니다. 이 의원 역시 SNS에 "여론조사가 기법인 건 당연히 정확히 설계 잘하는 회사가 좋은 거고 돈인 건 샘플을 늘리면 오차가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나 의원의 지적을 되받아쳤습니다. 나 의원이 앞선 글에서 '사실 여론조사는 기법과 돈이다'라는 이 의원의 과거 발언을 인용한 것에 대한 반박입니다.
이 의원은 "원래 선거지고 떼 쓰는 사람은 많다"며 "그런 사람들을 통틀어 부정선거론자라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명태균 사장을 만나서 나경원 의원이 한 이야기나 구체적으로 밝히라"며 "언론에 만난적 없다고 거짓말하다가 정정하지 않았냐. 그저 추하다"고 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