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올해 3분기까지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액은 정부가 내세웠던 목표인 400억달러의 절반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글로벌 건설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15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국내 건설사 297개사가 총 90개국에서 수주한 공사는 427건으로, 수주액은 211억1000만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 235억달러 대비 10.3% 감소한 것으로 정부가 올해 수주액 달성 목표로 제시한 400억달러와 비교하면 절반을 조금 넘긴 수준(52.7%)입니다.
지역별로 보면 중동 지역 수주액은 119억4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49.5% 증가했습니다. 지난 6월 삼성E&A가 수주한 사우디아라비아의 파딜리 가스 프로젝트가 1·4 패키지(60억8000만달러)와 2 패키지(12억2000만달러) 등이 실적을 견인했습니다. 카타르 알 샤힌 유전 프로젝트(11억5000만달러), 사우디 화학 플랜트 4건(10억5000만달러), UAE 아즈반 태양광 발전(1억9000만달러) 등 대형 프로젝트 수주도 실적 상승에 기여했습니다.
(자료=해외건설협회)
(자료=해외건설협회)
다만 아시아와 북미·태평양 등 다른 지역은 실적이 전년 대비 부진했습니다. 아시아(중동 제외)에서는 29억8000만달러로 전년 동기인 46억8000만달러 대비 36.3% 감소했습니다. 토목과 산업설비 공사 수주 감소로 2년 연속 하락하며 전반적인 약세를 보였는데요. 비중동 지역의 수주 감소의 주요 원인은 공종별로는 대부분 토목과 건축에 해당되는 국내 제조사의 해외공장 발주감소였습니다.
북미·태평양은 올해 3분기까지 26억7000만달러를 수주하는 데 그치며 전년 동기 74억2200만달러 대비 64%가량 감소했습니다. 해외건설협회는 2022년 8월 발효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칩스법(CHIPS) 등의 영향으로 국내 제조사의 미국 내 자동차, 배터리, 반도체 등 공장건설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밖에 기타지역에서는 헝가리의 경우 국내 제조사 공사 수주로 유럽 지역은 동기 대비 2배 증가해 이미 지난해 연간 수주액 21억1000만달러를 상회했지만 수주 비중이 5%인 중남미 및아프리카는 기업의 수주활동 위축 등으로 감소했습니다.
올해 세계건설시장은 경제성장 둔화, 고금리 기조 지속, 원자재가·운송비 상승 등의 여파로 3분기 연속 성장률이 하향 조정됐습니다. 전문가들은 비중동 지역에서 수주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요.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주력 업종인 반도체·2차전지 등의 해외투자가 중단·지연되고 있고, 고금리 장기화와 업황 둔화 등 매크로 상황이 악화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비중동 지역 수주 부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국제유가 강세에 따른 중동지역 산업설비 발주 증가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