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세계 3대 메가공항 도약…인천공항 출국 대기시간 최대 31분 단축

4단계 건설사업 막바지…연말 2터미널 개장
첨단기술 적용 스마트 공항…'빈 손 여행' 코 앞

입력 : 2024-10-20 오전 11:00:00
[인천=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스마트 안면인식을 통해 공항 내 프로세스에 소요되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였습니다. 한마디로 공항 내에서 사람에게 여권을 직접 보여주거나 줄 설 필요가 없는 셈이죠."
 
지난 17일 인천공항 4단계 건설사업 막바지가 한창인 제2여객터미널 3층 278번 게이트 앞. 김종현 인천국제공항공사 4단계 운영준비단장은 '스마트패스' 시스템에 대해 이렇게 밝혔습니다. 스마트패스는 얼굴 인식만으로 통과가 가능한 시스템인데요. 체크인부터 탑승수속, 보딩까지 자동화 프로세스를 도입해 혼잡도를 개선하고 빠른 출국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우리나라 공항 출국장 체크인카운터와 보안검색장은 '줄서기'로 유명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여객이 몰리면서 혼잡도는 더 심해진 상황인데요. 공사에 따르면 각 단계마다 최장 시간으로 가정할 때 스마트패스를 통해 출국까지 최대 31분을 줄일 수 있습니다. 시간 단축으로 인한 경제효과는 2030년까지 73억원으로 추산됩니다. 
 
김종현 인천국제공항공사 4단계 운영준비단장이 17일 인천공항 3층 출국장 게이트 앞에서 스마트패스 시스템에 대해 국토교통부 출입기자단에 설명하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여객 수송 1억명 시대 발맞춘 '디지털 대전환'
 
지난 1992년부터 시작된 인천공항 건설사업은 글로벌 허브공항 육성을 위해 30년 장기계획으로 추진됐습니다. 국가 항공 경쟁력을 강화하고 여객 수용 능력을 증대하기 위해서였는데요. 인천공항은 개항 이래 국제선 여객이 연평균 7.5%씩 성장해 오는 2031년 연 1억명의 여객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제2여객터미널 확장이 담긴 4단계 건설사업은 지난 2017년부터 6년간 총 4조8405억원을 투입해 진행됐습니다. 현재 98% 완료한 상태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합병 이슈가 마무리되는 올해 말 2터미널 개장을 앞두고 있습니다. 
 
2터미널이 확장되면 인천공항의 전체 연면적 규모는 108만1000㎡, 연간 여객용량이 7700만명에서 1억600만명으로 뛰게 됩니다. 홍콩, 두바이에 이어 세계 3대 초대형 공항으로 거듭나게 되는데요. 기존 1터미널 여객 지연을 상당 부분 해소시킬 것으로 기대됩니다.  
 
'제2의 개항'으로 불리는 이번 4단계 사업은 1억명 여객 수요를 감안한 '디지털 대전환'으로 요약됩니다. 스마트패스는 지난 2022년4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일부 장소에서 1차 시범사업이 시행됐는데요. 이번 4단계에서는 총 406억원을 들여 출국장, 탑승구 전지역, 환승장, 백드롭, 면세점 등에 전면 도입합니다.  
 
스마트패스는 모바일 앱을 통해 한 번 등록하면 5년간 재사용이 가능합니다. 내년 1분기까지 국민·신한· ·하나은행, 토스 등 금융사 앱에서도 등록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입니다. 우수한 안면인식 및 여권 위변조 감지기술을 적용해 보안도 우수하다는 설명입니다. 
 
'스마트 공항'에는 셀프체킹 백드롭 시설 확충, 체킹앱 예약자 시스템도 도입됩니다. 호텔과 집 등 공항 외부에서 체크인 및 수하물을 위탁해 '빈 손 여행'도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기존 검색대 수준을 뛰어넘어 여러 명이 동시에 보안 검색을 받을 수 있는 스마트 보안 시스템도 가능해집니다.
 
공조 시스템이 멀티로 전환되는 것도 기존 터미널과 달라진 부분입니다. 게이트 앞에 설치된 기둥 모양의 설비는 냉난방 시스템인데요. 스피커, 소화전, 사이니지까지 복합적으로 가동됩니다. 
 
또 게이트 운영률을 높여 소형 항공기일 경우 두 대, 대형 항공기일 경우 한 대가 운영될 수 있도록 효율을 높였습니다. 공항 내 게이트까지 이동 거리가 길 경우 이용하는 무빙로드 옆에는 시간이 임박한 승객과 교통 약자들을 위한 자율주행 열차 5대도 운영됩니다. 
 
3층 출국장에서 기자단이 무빙로드를 통해 이동하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그래픽=뉴스토마토)
 
 
스마트한 '기술' 넘어 여행을 '예술'로
 
공사는 인천공항이 글로벌 메가허브 공항인 만큼 첨단기술과 예술이 어우러져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고 전했습니다. 
 
2터미널 확장지역 체크인 홀 천장에는 키네틱 조형물이 설치돼 인공지능(AI) 기술로 움직입니다. 출국장에는 대형 스크린에 비행오브젝트 등 3차원(3D)을 기반으로 하는 실감형 콘텐츠가 제공되고, 입국장 대형 미디어에는 도착 항공기편의 이동 상황을 영상으로 표현했습니다. 
 
터미널 안 실외정원도 마련했습니다. 자연·전통을 담은 한국정원과 이벤트 활동이 가능한 열린정원을 조성해 비행기 환승을 위해 장시간 대기해야 하는 여객에게 휴식과 K컬처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배석주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 공항정책과장은 "다른 사회간접자본(SOC) 사업들과 비교해도 수립된 지 30년이 지난 계획들이 차 없이 진행됐다는 점에서 이번 인천공항 4단계 사업은 모범사례라고 생각한다"며 "공항이 전통적으로 운송을 담당하는 곳이었다면 디지털, 아트의 개념을 접목해 문화와 예술까지 겸비한 공항으로 더욱 발전한다는 게 큰 의미"라고 말했습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가 입국장 앞 대형 미디어에서 도착 항공기편의 이동상황이 영상으로 표현된 대형 미디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2여객터미널 개장을 앞둔 인천공항 내에 로봇청소기가 지나가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인천=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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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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