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비용 한숨 돌린 캐피탈 업계…양극화는 여전

여전채 금리 2년여 만에 최저
신용등급 'A 이하' 부실채권 비율 급상승

입력 : 2024-10-22 오후 1:32:42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여신전문채권(여전채) 금리가 2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캐피탈사(할부·리스금융사)의 자금 조달 부담도 크게 줄어들 전망입니다. 다만 신용등급에 따라 여전채 금리가 천양지차로 달라지기 때문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험이 큰 캐피탈사일수록 조달 비용 경감 혜택을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22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3년 만기 AA+ 등급의 여전채 금리는 21일 기준 3.327%입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기 직전인 지난 10일(3.380%)과 비교하면 0.053%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여전채 금리는 올해 초 4%에 육박했지만 현재는 3% 초반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캐피탈사도 카드사와 마찬가지로 수신(예금)기능이 없이 여신업무만 취급합니다.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여전채로 조달하기 때문에 금리 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준금리가 인하하면 여전채 금리가 내려가고, 캐피탈사와 같은 여전사들은 조달 금리 부담이 줄어듭니다.
 
다만 신용등급별로 체감하는 금리 인하 효과는 다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캐피탈업계는 부동산PF 부실 여파로 부실채권 비중이 큰 곳을 중심으로 건전성이 악화됐습니다.
 
부실채권인 고정이하여신(NPL) 비율과 충당금 적립 압박이 커지며 신용등급 AA 등급에 비해 A 등급 이하 캐피탈사의 부실채권 비율 상승폭이 더 가파릅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신용등급 AA 등급의 부실채권 비율은 상위 25% 기준으로 전분기 대비 1.83배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조건에서 신용등급 A 등급 이하의 부실채권 비율은 2.7배 늘었습니다.
 
손실 흡수 능력을 나타내는 충당금 적립률도 A 등급 이하 캐피탈사의 감소세가 더욱 뚜렷합니다. 상반기 AA 등급 캐피탈사의 부실채권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률(충당금 커버리지율)은 전분기 보다 평균 47%포인트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A 등급 이하 캐피탈사의 충당금 커버리지율은 105.3%포인트가 하락했습니다.
 
캐피탈사는 신용도가 A 등급 밑으로 내려가면 여전채 발행이 어렵습니다. 또한 신용등급에 따라 조달 금리가 다르기 때문에 실제 체감하는 여전채 금리 인하 효과는 다릅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 이날 기준으로 여전채 3년물 금리는 AA 등급이 3.327~3.479%, A 등급이 4.417~5.897%, BBB 등급이 8.212%로 집계됐습니다.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카드사에 비해 캐피탈사들의 업황은 좋지 않지만 금리 인하가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신용등급에 따른 조달금리에 차이가 있어 양극화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여신전문채권(이하 여전채) 금리가 2년여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여파로 캐피탈사의 금리 인하 효과는 신용등급에 따라 양극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 타워크레인이 설치된 모습. (사진=뉴시스)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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