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삼진제약 공동 창업주인 조의환 회장과 일가가 2년여만에 최대 주주 지위를 회복했습니다.
23일 공시에 따르면 기존 최대 주주였던 하나제약의 특별관계인 조예림 이사가 15만7856주를 장내 매도한 결과 최대 주주가 조의환 삼진제약 회장 일가로 변경된 것인데요. 조예림 이사는 조경일 하나제약 회장의 차녀로 하나제약 사내이사로 글로벌사업팀을 맡고 있습니다. 이번 삼진제약 지분 매도로 조예림 이사의 삼진제약 지분율은 2.17%에서 1.04%로 줄어들었습니다.
하나제약은 지난 2022년 최대 주주의 변경을 수반하는 시간외매매로 조일경 하나제약 회장의 자녀 3명이 모두 삼진제약의 최대 주주로 등극했습니다. 당시 하나제약이 6.71%, 조혜림 이사 3.19%, 조예림 이사 2.17%, 조동훈 부사장 1.02% 순으로 지분을 보유했는데요. 23일 현재 기준 하나제약 외 3인의 지분율은 13.7%에서 12.56%로 줄고 조의환 삼진제약 회장 외 3인의 지분율은 12.85%로 조의환 회장 진영이 0.29%p 소폭 앞서게 됐습니다. 최대 주주 변경 후 조의환 회장 일가의 지분율을 살펴보면 조의환 회장이 6.03%, 장남 조규석 사장과 차남 조규형 부사장이 각각 3.06%, 배우자 김혜자 씨가 0.7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조예림 이사의 지분매도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삼진제약 오너 일가가 최대 주주 지위를 회복하며 안정적으로 경영권 방어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하나제약은 삼진제약 지분매입 당시 단순투자 목적 이외 다른 의도는 없고 앞으로도 추가로 지분율을 높일 계획은 없다고 밝혔지만 2세들 간에 경영권 불씨는 계속 불안 요인으로 남아있었는데요.
올해 초부터 오너 2세 경영승계 이슈가 주목받고 있는 삼진제약은 공동창업주인 조의환 회장의 일가가 다시 최대 주주로 등극해 경영권 방어에 유리한 고지를 되찾았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제약 오너일가와 지분율 차이가 크지 않아 경영권 분쟁 소지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삼진제약은 공동창업주인 조의환, 최승주 회장을 주축으로 성장한 회사인데요. 지난 1월 조의환 회장의 장남 조규석 부사장은 경영·생산 총괄 사장으로, 최승주 회장의 장녀 최지현 부사장은 마케팅과 R&D 총괄 사장으로 임명됐고 동시에 창업주의 차남, 차녀인 조규형 전무와 최지선 전무도 부사장으로 승진했죠. 3월에는 공동창업주인 조의환, 최승주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2세 경영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삼진제약은 꾸준한 매출 성장세에도 낮은 마진율로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최근 3년간 내림세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2021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39억1143만원, 65억708만원이었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1.6% 감소했고, 순이익은 13.7% 감소했습니다. 새로운 오너 2세 경영 체제에서 수익성 개선과 신약 연구개발에서 성과를 내는 것이 당면 과제입니다.
매년 전체 매출액에서 10%가 넘는 비용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는 삼진제약은 지난해 3월 아리바이오로부터 기술이전 받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AR1001) 임상 3상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데요. 임상 3상에 성공할 경우 삼진제약은 AR1001에 대한 독점제조 판매권을 갖게 됩니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삼진제약 본사 전경(사진=삼진제약 제공)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