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대통령 비서실은 소속 공무원 부서·명단·직위 등을 공개해야 한다는 항소심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1심 판결과 동일한 결과입니다.
서울고법 행정6-1부(황의동·위광하·백승엽 부장판사)는 23일 시민단체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정보공개센터)'가 대통령 비서실을 상대로 제기한 정보공개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습니다.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 안내판. (사진=뉴스토마토)
앞서 지난 2022년 6월17일 정보공개센터는 대통령 비서실에 소속된 전체 공무원의 부서·성명·직위, 담당 업무 정보를 청구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 비서실은 이미 정보가 공개된 비서관급 외에 다른 공무원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전체 명단을 공개할 경우 로비나 청탁 등에 노출될 우려가 크다는 이유였습니다.
이에 정보공개센터는 2022년 9월26일 명단을 공개하라고 서울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지난해 9월22일 1심 법원은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대통령 비서실에 근무하는 공무원이 누구인지는 국민의 감시와 통제가 필요한 공적 관심사에 해당한다"며 "이를 공개하는 것은 국민의 알 권리 보장과 인적 구성의 투명성 확보 등 공익에 크게 기여한다"고 판시했습니다.
그러면서 "피고(대통령 비서실)의 주장대로 정보 공개로 해당 공무원이 악성 민원 등 부당한 영향력에 노출된다고 볼만한 근거도 뚜렷하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단, 담당 업무도 공개하라는 원고 측 청구에 관해서는 대통령 비서실에서 관련 정보를 따로 관리하지 않는다는 사유로 각하했습니다.
2심 법원 역시 1심의 판단이 정당한 것으로 보고 대통령 비서실 측이 제기한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정보공개센터는 판결 후 낸 보도자료에서 "소송 발단은 2022년 윤석열정부 출범 직후 제기된 대통령 비서실의 '사적채용' 의혹"이라며 "만약 대통령 비서실이 이번에도 대법원 상고를 강행한다면, 이는 국민의 알 권리를 제한하고 사법부 판단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이어 "1심과 2심 모두 명백히 위법하다고 판단한 직원 명단 비공개를 계속 고수하기 위해 세금으로 불필요한 소송을 이어가는 것은 직무유기에 가깝다"며 "대통령 비서실은 더 이상의 소송 지연 없이 즉각 직원 명단을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