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국내 건설기계 '빅3'(두산밥캣·HD현대인프라코어·HD현대건설기계)가 지난 2년 동안 지속된 실적 질주에 제동이 걸린 모습입니다. 글로벌 저성장 기조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등으로 해외 인프라 투자가 줄고 지난해 실적 상승의 기저 효과가 겹쳤다는 관측입니다.
두산밥캣과 HD현대인프라코어는 28일 올해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두산밥캣의 올 3분기 매출액은 1조8000억원, 영업이익은 1300억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각각 25% 58% 줄어든 수치입니다. 매출은 외부 불확실성과 딜러 재고 조정으로 줄었고, 영업익은 생산량 조정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감소 원인입니다.
지역 별 매출로 보면 북미 지역은 29%,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28%, ALAO(아시아·라틴 아메리카·오세아니아) 16%의 전년대비 감소폭을 보였습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올 3분기 매출 9098억원, 영업익 207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 역시 전년대비 각각 15%, 77% 하락한 규모입니다. 매출은 글로벌 긴축과 원자재가 하향 안정화에 따른 건설기계와 엔진 수요 둔화로 부진했으며, 영업익은 매출감소와 함께 프로모션과 물류비 증가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국내 건설기계 '빅3'(두산밥캣HD현대인프라코어·HD현대건설기계) 작년 3분기 대비 올해 3분기 실적 비교 그래프. (인포그래픽=뉴스토마토)
지역별로 보면 선진시장은 금리 인하와 미국 대통령 선거의 불확실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라 수요회복이 더디게 나타났습니다.
다만, 신흥시장은 인도네시아, 브라질, 칠레 등의 거점 확대라는 성과를 올렸으며 자원 채굴용 장비 수요도 견조한 상황입니다. 그동안 위축됐던 중국 시장 매출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9% 성장하며 2분기 연속 회복세를 이어갔고, 내년에는 교체 주기를 앞둔 중대형 굴착기로 매출 흐름이 확대될 전망입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미 대선 이후 선진시장 회복과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는 신흥시장의 회복 등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HD현대인프라코어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의 위축 속에서도 제품과 채널 경쟁력 강화를 통해 대부분의 지역에서 건설장비 시장 점유율을 늘렸다"며 "근원적인 경쟁력을 강화하여 수익성을 제고하고, 향후 시장 회복기에 더욱 빠른 성장세를 보여줄 수 있도록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HD현대건설기계도 지난 23일 올 3분기 매출 8168억원, 영업익 43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전년대비 매출은 12%, 영업익은 20% 각각 줄었습니다.
매출은 인도와 브라질 등 시장의 수요 증가와 현지 맞춤형 영업 전략으로 판매 성장을 기록했지만,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감소했습니다. 영업익은 건설기계 판매 감소와 물류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하락했습니다.
두산밥캣 CI. (사진=두산밥캣)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