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헬스케어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CAZZLE) 기업건강검진 서비스 화면(사진=롯데헬스케어 제공)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실적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롯데헬스케어가 출범한 지 2년여 만에 사업 철수 위기에 빠졌습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2022년 4월 700억원을 출자해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헬스케어 전문회사인 롯데헬스케어를 설립했지만, 200억원대의 영업 적자를 기록하며 실적 악화가 지속되고 있죠.
롯데헬스케어는 출범 첫해 실적부터 영업손실과 순손실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수익사업이 난항을 겪으며 적자 폭이 더 확대됐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헬스케어의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전년보다 두 배 이상 늘었습니다. 영업손실은 111억7562만원에서 228억9464만원으로 순손실은 101억8353만원에서 218억104만원으로 적자 폭이 각각 104.9%, 114.1% 급증했습니다. 롯데지주는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전방위로 롯데헬스케어를 지원했지만, 실적 반등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롯데헬스케어는 롯데그룹의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야심 차게 출발했지만, 신사업들이 기대와 달리 시장에 안착하지 못했습니다. 롯데헬스케어는 CES 2023에서 개인 맞춤형 영양 관리 디스펜서를 개발하는 알고케어의 제품과 유사한 제품을 출시해 기술 도용 의혹을 받았는데요. 양사의 기술 분쟁은 중소기업 기술 분쟁 조정을 통해 종결됐지만 롯데헬스케어는 정식 서비스 출시 전부터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습니다. 또한 주력 사업 중 하나인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플랫폼 캐즐(CAZZLE)과 유전자 검사 키트는 시장에 별다른 반향을 부르지 못했습니다.
특히 캐즐은 지난해 9월 출범 당시 가입자를 100만명 확보한다는 목표를 야심 차게 내세우며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 입성했지만, 최근 가입자 수는 목표치의 5분의 1수준인 20만명 내외로 알려집니다. 캐즐에 가입한 이용자의 건강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 모델을 제공해 수익을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인데 현재까지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사업 모델이 본궤도에 올라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기까지 막대한 비용이 드는 플랫폼 사업 특성상 실적 악화는 예견된 일이었지만 업계에서는 지난 8월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롯데그룹이 첫 번째 구조조정 타깃으로 롯데헬스케어를 지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 그룹 차원에서 롯데헬스케어 대신 바이오 사업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집니다.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이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겸임한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롯데바이오로직스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바이오 사업 부문을 진두지휘하고 있는데요. 신유열 전무는 오너 3세 경영 능력 시험 무대로 그룹의 미래 먹거리 사업인 바이오 부문에서 성과를 내는 것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롯데헬스케어 관계자는 "플랫폼 사업인 만큼 단기간에 수익 창출하기 어렵다 보니 경영 효율화 차원에서 계열사 편입 등 조직 슬림화를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고 현재는 캐즐의 가입자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