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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이조은 기자]
성문전자(014910)의 최대주주 신동열 회장이 아들 신준섭 대표이사에게 207만3109주에 달하는 지분을 증여하기로 했다. 이번 증여를 통해 신 대표는 성문전자 주식의 14.60%를 보유하게 되며, 신 회장은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주가가 5년 전 대비 반 토막 난 이후에야 지분을 증여한 점을 들어 세금 절감을 의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아울러 연임에 성공한 신 대표는 최근 다소 주춤한 수익성을 개선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사진=성문전자 홈페이지 갈무리
신동열 회장이 차남 신준섭 대표이사에 지분 207만주 증여
1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동열 성문전자 회장이 아들인 신준섭 성문전자 대표이사에게 207만3109주에 달하는 최대주주 지분을 증여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이로 인해 성문전자 최대주주는 증여자 신동열 회장에서 수증자 신준섭 대표로 바뀌게 됐다.
이번 증여로 신 대표는 성문전자 보유 주식이 95만7625주(4.61%)에서 303만734주로 늘어나 지분 14.60%를 차지하게 됐다. 신 회장은 성문전자 보유 주식이 296만1583주(14.27%)에서 88만8474주(4.28%)로 축소됐다.
앞서 신동열 씨가 성문전자 회장을 역임하고, 신준섭 씨가 성문전자 대표이사를 맡고 있었던 것으로 보아 신 회장이 아들인 신 대표 경영권 강화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에겐 아들 셋이 있는데 1970년생인 신 대표는 장남이 아닌 차남이다. 신 대표는 지난 2019년 3월 당시 부사장에서 대표이사로 승진했고, 지난 3월22일 열린 정기주총에서도 대표이사로 재선임돼 5년 이상 대표직을 맡고 있다.
장남인 신민섭 씨는 1968년생으로 계열사 임원을 맡고 있다. 성문전자 지분 3.16%(65만5063주)를 보유해 차남과 아버지에 이어 3번째로 많은 주식을 보유했다. 삼남인 1073년생 신승섭 씨는 성문전자 영업본부장을 맡고 있으며 보유 지분은 2.47%로 주식 51만2410주를 갖고 있다.
한편, 최근 주가가 반 토막 나면서 보다 부담 없는 시기에 증여를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 대표가 처음 취임했던 지난 2019년 당시 3월29일 종가는 2880원을 기록했다. 반면 최근 10월31일 종가는 1251원으로 반 토막 났다. 증여가액은 증여일을 기준으로 전후 2개월 종가 평균 금액으로 매기기 때문에 시기에 따라 증여세는 달라질 수 있다.
이번 증여일은 8월14일로 종가는 1237원을 기록했다. 두 달 전인 6월14일 종가는 1497원, 두 달 후인 10월14일 종가는 1274원으로 평균은 1385.5원이고 207만주를 곱하면 추정 증여가액은 약 28억7229만원이다. 반면, 5년여 전인 2019년 3월 기준으로 증여가액을 추산하면 62억원 가량이다. 현재 증여세 제도에 따르면 증여세 세율은 30억원 초과 시 50%인데 30억원을 넘지 않으면 40%다. 결국 현재 추정 증여가액이 30억원을 넘지 않아 더 낮은 세율이 적용되는 셈이다.
원가율 상승에 수익성 둔화·중국 등 글로벌 시장 확대 '과제'
신 대표가 연임하게 된 가운데 다소 저하된 수익성을 개선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것은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성문전자는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다가 올해 상반기 흑자로 전환했지만, 매출이 줄어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는 등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성문전자는 콘덴서용 금속증착필름 사업과 우편 발송(DM)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성문전자와 청도성문전자유한공사에서 콘덴서용 금속증착필름을 생산하고 콘덴서 제조사에 판매하고 있다. 성문디엠에서는 우편을 발송하는 DM과 택배 사업을 벌이고 있다. 주요 상표로는 스메스타(SMESTAR) 등이 있는데 ZN증착 필름(FILM)이 거의 매출의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매출은 2021년 493억원에서 2022년 500억원으로 소폭 증가했으나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451억원으로 금감했다. 특히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는 ZN증착 필름 수요가 줄면서 콘덴서용 금속증착 필름 사업부 매출은 2021년 588억원에서 2022년 611억원으로 늘었다가 지난해 511억원으로 급감했다.
DM 사업부는 업계 경쟁이 심화되면서 매출이 감소했다. 매출은 2021년 24억원에서 2022년 19억원, 지난해 17억원으로 줄었다. 특히 원재료 가격 상승이 지속되면서 원가율은 2021년 81.12%, 2022년 82.21%, 지난해 85.51%까지 치솟았다. 반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6.98%, 2022년 4.94%, 지난해 1.14%로 축소됐다.
다만, 올해 상반기부터는 실적이 반등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25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239억원보다 4.6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5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0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원가율이 지난해 상반기 86.18%에서 올해 상반기 82.00%로 줄어든 덕분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상반기 2.14%에서 4.12%로 증가했지만 아직 한 자릿수에 머물러 있다.
연임에 성공한 신 대표는 향후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는 출입처 확대가 절실해 보인다. 글로벌 캐퍼시터(Capacitor) 시장에서 점유율은 1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중국 청도 법인 품질안정과 시장 확대를 추진하는 등 글로벌 수출 규모를 확장할 전망이다.
성문전자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주식 증여는 회장님이 좌지우지 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 "수익성 개선도 별다른 전략은 없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