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만료 다가오는 제약바이오 CEO…연임 ‘촉각’

'임기 2년, 한시적 복귀'라던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연임 가능성 높아
보령, 사상 첫 '매출 1조 클럽' 진입 목표…김정균 대표 리더십 탄력 받나

입력 : 2024-11-04 오후 4:46:48
내년 3월 등기임원 만료를 앞둔 제약바이오 CEO (그래픽=뉴스토마토)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주요 제약 바이오 최고경영자(CEO)들이 내년 3월 등기임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습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 보령, 광동, 동국제약 등 주요 제약 바이오 CEO들이 내년 3월에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는데요. 이들의 향후 거취와 관련해 경영 안정에 무게를 두고 연임을 선택할지 변화와 쇄신 차원에서 새로운 인물이 등장할지 주목됩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 겸 이사회 의장은 내년 3월28일 등기임원 임기가 만료됩니다. 지주사인 셀트리온홀딩스의 최대 주주인 서정진 회장은 2021년 경영 은퇴를 선언했다가 2년 만인 2023년에 사내이사 겸 이사회 공동 의장으로 선임되며 경영 일선에 복귀했는데요. 당시 셀트리온그룹은 서정진 회장의 경영 복귀가 경영진의 한시적 복귀 요청에 따른 행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서정진 회장이 등기임원 임기 만료 시점에서 연임을 포기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가능성은 매우 낮은데요.
 
서정진 회장은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이사와 셀트리온 이사회 공동 의장을 겸직하면서 셀트리온그룹 체제안정이라는 표면적인 명분 이면에 깔린 오너 2세 경영 승계에 힘들 실어주기 위해 당분간 회장직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지난 9월 서진석 대표가 입사 이후 처음으로 셀트리온 주식을 취득하면서 본격적으로 지배력 강화에 나섰습니다. 공시에 따르면 서진석 대표는 9월24일 셀트리온 주식 495주를 주당 20만2000원에 장내 매수했습니다. 서정진 회장의 뒤를 이을 유력한 경영 후계자로 꼽히는 서진석 대표는 2014년 입사한 이후 10년간 셀트리온 지분이 없었는데요. 현재 서진석 대표가 보유하고 있는 셀트리온 주식 수는 미미하지만 책임 경영을 실천하며 오너 2세 경영인으로서 존재감을 키우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한편 서정진 회장은 경영에 복귀하며 셀트리온 3사 통합을 목표로 제시했는데 셀트리온제약과 합병이 무산되면서 장기과제로 남게 됐습니다. 그는 셀트리온 3사 합병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글로벌 대형 제약사로 성장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는데요. 하지만 지난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을 완료한 후 올해 통합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합병을 추진했지만, 통합 셀트리온 주주들의 반대로 3사 합병은 미완성됐습니다. 서정진 회장은 셀트리온 합병 이슈와 오너 2세 경영 승계 작업이 안정화될 때까지 경영 일선에서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입니다.
 
'변화보단 안정' 실적 성장·신사업 탄력  
 
김정균, 장두현 보령 대표이사는 내년 3월25일에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됩니다. 보령의 창업주인 김승호 명예회장의 외손자이자 김은선 보령홀딩스 회장의 장남인 김정균 대표는 대표적인 오너 3세 경영인으로 보령의 이사회 의장직도 맡고 있습니다. 보령은 현재 전문경영인 장두현 대표와 김정균 대표가 각자 대표 체제로 신성장 사업인 우주 헬스케어 사업을 앞세워 사상 첫 매출 1조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21% 성장한 7601억9200만원으로 매출 1조 클럽 입성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요. 보령이 올해 매출 1조 목표를 달성한다면 김정균 대표의 리더십을 증명하는 동시에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밀고 있는 우주 헬스케어도 탄력을 받을 전망입니다. 오너 3세 경영 후계자인 김정균 대표는 연임이 유력하고 장두현 대표와 각자 대표체제도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밖에 삼일제약 창업주 허강 명예회장의 장남 허승범 회장과 차남 허준범 전무와 최성원 광동제약 회장, 백인환 대원제약 대표이사도 내년 3월25일에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됩니다. 또한 송준호 동국제약 대표이사와 최용주 삼진제약 대표이사, 송수영·윤상배 휴온스 공동 대표이사 등 전문경영인들의 임기도 같은 날 종료되는데요.
 
승계 작업이 한창인 오너 2~3세 경영인은 재선임이 유력하고 전문경영인들은 실적 부진 등 특별한 부정적 이슈가 없는 한 변화보다는 연임을 통해 안정적인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 높습니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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