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농슬라' 대동, 3단계→4.5단계로…온디바이스 AI트랙터 공개

매핑·장애물 인지·작업 파악 스스로
자율주행 운반로봇, 작업자 추종하며 짐꾼 노릇

입력 : 2024-11-17 오후 12:00:00
[김제=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운전석에 아무도 타지 않은 채 트랙터가 홀로 경작지를 부드럽게 만들어 주는 로터리 작업을 합니다. 옆에서 사람이 지켜보거나 추가로 조작할 필요도 없이, 트랙터는 매핑을 생성해 자유자재로 작업을 진행합니다.
 
지난 13일 '미래농업 데이'를 연 대동(000490)은 전북 김제시 부량면에서 무인 농작업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트랙터 시연에 나섰는데요. 이 모델은 국가기술표준원이 2022년 공표한 농업기계 농작업 자동화 기준 '자율주행 4.5단계'에 해당합니다. 비전 센서와 AI영상 기술을 적용한 카메라 센서가 농기계에 부착돼 농로·농지 경계선, 장애물 등 외부환경을 스스로 인식하는데요. 기존 라이더 기반 자율주행 농기계 대비 객체 식별 정확도가 높습니다.
 
회사는 앞서 지난해 10월 충남 당진에서 자율주행 트랙터를 선보인 바 있는데, 1년 사이 기술이 크게 진화한 모습이었습니다. 지난해 공개한 자율주행 농기계는 자율주행 3단계였는데요. 당시에는 사람이 수동으로 버튼을 눌러서 농경지의 꼭지점 포인트를 찍어야 했습니다. 장애물이 발생하는 경우 등에서 오류 대응에도 다소 서툴렀죠. 올해 선보인 무인 농작업 트랙터는 자율주행 4.5단계로 진일보했습니다. 비전 센서를 활용해 사람의 개입 없이 자동으로 경계선의 맵을 자동으로 생성합니다. 장애물이 발생했을 때도 다른 센서 없이 오직 비전 센서만으로 비상상황에 대응합니다. 작업기도 알아서 파악하고, 어떤 작업을 해야 할지도 트랙터 스스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나영중 대동 P&Biz부문장이 13일 전북 김제에서 무인 농작업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트랙터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대동)
 
나영중 대동 P&Biz 부문장은 "우리 한국 농업의 미래를 보고 싶으면 눈을 들어 오늘 이 행사를 보시라"고 운을 뗀 뒤 "기술과 농업의 현장이 만나서 세계적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고 본다. 미래농업이라는 것이 앞으로의 농업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현재의 문제를 풀어가는 우리 모두의 노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대동은 온디바이스 AI 트랙터 개발을 위해 자율작업 데이터 수집용 트랙터를 전국 각지에 배치하고 2년간 약 2500시간 이상의 농경지 주행을 통해 300만장 이상의 농업 환경 이미지를 수집했습니다. 대동은 온디바이스 AI 트랙터로 농작업 시 시간은 20% 이상 단축되고 생산량은 5~10%의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국내 농기계는 논 전용에 집중돼 있습니다. 해외는 밭·과수 농업 환경에 집중돼 있는 것이 특징인데요. 대동은 국내 및 해외 농작업 환경 대응을 위해 논과 밭, 과수 등 모든 농작업 환경에 적용 가능한 자율주행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무인 농작업 트랙터를 오는 2025년 말부터 양산해 2026년 론칭한다는 게 대동의 목표입니다.
 
이어 청하면 청하농장에서는 자율주행 운반로봇 시연이 진행됐습니다. 운반로봇이 사과밭 샛길을 드나들며 농민의 짐꾼 노릇을 했는데요. 자율주행 운반로봇은 농민을 자율 추종하면서 농민이 수확한 과일 박스를 싣고 따라왔습니다. 적재함에는 과일 박스11개, 최대 300kg까지 실을 수 있습니다. 수확 작업이 끝나면 맵핑된 과수원에서 지정 위치로 자율 이동했습니다. 또 리프트와 덤프 기능도 있어 트럭에 손쉽게 과일박스를 옮겨 싣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자율주행 운반로봇은 내년 1분기 출시 예정입니다.
 
이날부터 사과 수확에 들어간 이은주 청하농장 대표는 "세 사람이 붙어서 할 일을 이 기계와 저만 있으면 가능하다"면서 "소음이 적고 매연이 없어서 좋다. 그동안 농기계들은 남성 대상으로 한 것이 많아서 힘이 많이 필요했는데 운반 로봇은 조작도 쉬워 여성 농업인들이 이용하기 좋다"고 말했습니다.
 
이은주 청하농장 대표 13일 전북 김제 사과농장에서 자율주행 운반로봇을 사용하고 있다. (사진=대동)
 
김제=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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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소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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