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패션업계 생존전략)①이랜드월드, 안정적 현금창출로 경쟁사 압도

중국 실적 감소에도 스파오·뉴발란스 등 실적 견인
연말 스파오 매장 140개로 확대…매출 6천억원 예상

입력 : 2024-11-22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0일 17:1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반되는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이 지속되면서 패션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지구온난화로 가을에도 초여름 같은 이상기후가 이어지며 성수기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등 업계는 여느 때보다 혹독한 겨울을 맞고 있다. 그러나 이랜드월드, 안다르, 신원 등 일부 기업은 여전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IB토마토>는 이번 기사를 통해 이들 기업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성장을 이어갈 수 있었던 배경과 전략을 분석해 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패션업계가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랜드월드는 스파오와 뉴발란스 등 핵심브랜드를 주력으로 지속적인 외형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온라인몰 성장과 지속적인 매장 확대가 실적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는 경쟁사인 신성통상(005390) 매출이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가파른 성장세다.
 
(사진=스파오 홈페이지)
 
중국향 매출 감소에도 내수가 실적 견인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이랜드월드 매출액은 3조833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3조7249억원) 대비 2.91% 성장했다. 지난해 연간으로도 이랜드월드 매출은 5조2950억원으로 직전연도(5조328억원) 대비 5.21% 증가했다. 
 
이는 탑텐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는 경쟁사인 신성통상과 비교해도 높은 성장률이다. 신성통상은 지난해 7월1일부터 올해 6월30일까지를 연간실적으로 공시하고 있는데, 2023년 회계기준 매출액은 1조5079억원을 기록하며 2022년 회계기준(2022.07.01~2023.06.30) 매출액인 1조5426억원 대비 2.25% 감소했다. 
 
올해 1분기(2024.07.01~2024.09.30) 신성통상의 실적 역시 지난해 동기(3200억원) 대비 1.94% 감소한 313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이랜드월드의 연결실적은 1조1632억원에서 1조2098억원으로 증가했다. 한국패션 부문만 다룬 별도기준 실적은 3590억원에서 3634억원으로 증가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올해 3분기 패션부문 매출액은 2조478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조3261억원) 대비 6.56% 증가했다. 같은기간 유통 부문과 미래 부문 매출액은 각각 1조4152억원, 648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소폭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 시장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내수 시장 매출이 늘면서 전체 외형성장이 이뤄졌다. 지난해 3분기 7388억원에 이르던 중국 매출액은 올해 6971억원으로 5.64% 감소했다. 
 
패션 부문 매출 성장은 주력 브랜드인 뉴발란스와 스파오의 영향이 컸다.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3개년간 뉴발란스와 스파오는 각각 평균 6324억원, 2683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각 복종 내에서 상위권의 시장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업체측에 따르면 스파오의 경우 누적 온라인 매출성장률이 35%에 이른다. 지난해까지 108개 매장에서 4800억원의 매출고를 올리던 스파오는 올 연말까지 매장수를 140개로 늘릴 에정이다. 이에 올해 연간 매출액은 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늘어난 재고자산에도 빠른 회전율 '강점'
 
이랜드월드의 매출 성장은 고물가 상황에서 제조와 유통을 일원화해 가성비를 중심으로 내세운 스파(SPA)패션의 수요 증가와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패션산업은 경기변동 및 경제성장률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데, 최근에는 고물가로 인해 절약형 소비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이랜드월드의 재고자산회전율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21년 2.2회, 2022년 2.1회를 기록하던 재고자산회전율은 지난해 말 2.3회로 증가했다. 올해 3분기에는 2.4회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재고자산은 1조2988억원, 1조3936억원, 1조1180억원으로 증감을 반복했다. 올해 3분기에는 1조2463억원으로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재고자산회전율은 지난해 말과 대비해 더 빨라진 모습이다. 그만큼 상품이 빠르게 팔리고 있다는 의미다. 고객의 요구를 정확하고 빠르게 상품에 반영시키기 위해 뉴발란스와 스파오 브랜드를 강화하고 부진한 브랜드를 철수하는 등 유통채널을 효율적으로 관리한 결과로 풀이된다.
 
매출채권 회전율은 2021년 14.90회, 2022년 15.73회, 2023년 15.77회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 말에는 15.69회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2021년 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판매비와 관리비의 증가로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1702억원) 대비 감소한 1537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금융비용 증가와 법인세차감전순손실 증가 등의 영향으로 올해 3분기 당기순손실이 확대된 점은 아쉽다. 올해 3분기 당기순손실은 113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당기순손실(307억원) 대비 3배 이상 확대됐다. 당기순손실 확대와 재고자산 증가에도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여전히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고물가 상황 속에서 스파 브랜드 상품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소비자 입장에서 스파 브랜드는 저렴한 가격과 빠른 트렌드에 맞춰 출시되는 제품의 다양성으로 선택지가 넓어진다는 장점이 있다"라며 "고물가 상황에서 한동안 스파 브랜드의 인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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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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