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검색을 넘어 탐색 서비스로의 진화 비전을 밝힌 네이버(
NAVER(035420))가 주력 사업의 외부 협력 강화를 통한 생태계 확장에 잰걸음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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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현재 주력 서비스인 커머스 부문을 중심으로 외부 협력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여러 사업을 동시에 영위하는 플랫폼의 특성과 자사 경쟁력의 강점을 바탕으로 한 외연 확장 전략인데요. 네이버를 중심으로 하는 생태계를 구축해 충성고객을 더욱 확보하는 등 시장의 판을 키우겠다는 목표입니다.
네이버 사옥 (사진=뉴스토마토)
특히 네이버는 다양한 배송 서비스를 목표로 물류 시스템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이를 위해 외부 물류사인 CJ대한통운, 아르고, 위킵, 품고, 페스토, 아워박스, 하우저 등 14개 업체와 ‘네이버 풀필먼트 연합(NFA)’을 구축했습니다. 각 업체들은 일반, 냉장·냉동, 콜드체인 등 특화된 풀필먼트 전문성을 통해 네이버 플랫폼 생태계 안에서 소비자들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뭉쳤습니다.
네이버는 이러한 협력을 통해 소비자 니즈에 맞는 배송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인데요. 단순 ‘빠른 배송’에만 그치지 않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시간에 배송하는 서비스를 구축한다는 목표입니다. 이는 오늘배송, 내일배송, 지금배송, 새벽배송, 희망일배송 등 ‘네이버 배송’ 영역의 세분화로 이어집니다.
네이버는 또 자사의 플레이스 서비스와 연계한 배송도 준비 중인데요. 편의점, 전통시장, 재래시장 등을 타깃으로 네이버 지도앱을 통해 근거리 배송 서비스를 선보이는 퀵커머스 강화 전략입니다. 이를 위해 외부 리테일 업체들과도 협업을 구상 중입니다. 또한 네이버 플레이스는 지난 2017년 ‘배달의민족’과 제휴를 맺고 네이버 지도앱에서의 주문 중계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충성고객 확보를 위한 멤버십 혜택도 외연 확장 전략과 맞닿아 있습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오는 26일 넷플릭스와의 제휴에 더해 GS25, CU 등 편의점과 요기요, 롯데시네마 등의 업체와도 협력 관계를 구축 중인데요. 내년에는 쏘카 등 여러 업체와의 신규 제휴도 예정돼 있습니다.
이윤숙 네이버 쇼핑 사업 부문장이 지난 11일 진행된 네이버 '단 24' 컨퍼런스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네이버의 커머스 모델은 직접 판매(D2C)와 외부 판매자들이 참여하는 서드파티(3P) 모델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형태인데요. 외연 확장 전략을 통해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생태계를 촘촘하게 구성하고 충성고객을 확보해 안정적인 동반 성장을 이루겠다는 것이 네이버의 궁극적 목표입니다. 소비자에게는 혜택과 편리함을, 플랫폼을 이용하는 업주와 외부 업체에는 네이버의 기술력을 제공해 안정적인 관리를 도와 생태계 자체가 성장하도록 하는 ‘플라이휠’을 추구하겠다는 것입니다. 네이버 관계자는 “오래 걸릴 수는 있지만, 생태계에 참여하는 판매자, 물류사, 멤버십 제휴 브랜드사 등을 함께 돌려서 시장을 더 키워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업계 안팎에서는 네이버가 외연 확장을 통한 차별화된 전략으로 쿠팡과의 이커머스 경쟁에서 승부수를 띄운 것 아니냐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생태계를 작동시키는 메커니즘은 네이버가 하고 핵심인 물류 등을 외부 업체에 맡기는 것은 다른 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든 사례”라며 “쿠팡이 미국이라고 하면 네이버는 EU(유럽연합)라고 볼 수 있는데 내년 상반기 큰 경쟁의 전선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네이버가 쿠팡에 강하게 도전하는 모양새로 쿠팡이 마켓셰어를 잠식당할 수 있지만, 이커머스의 성장 속도와 파이를 키우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