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호텔개발의 명암)③현대건설, 호텔 개발만 3건…PF 리스크 문제없나

이태원 크라운호텔 3000억원·남산 힐튼호텔 1.3조원…대규모 브릿지론 상존
모든 호텔 부지 개발사업 지분 참여…분양 성공시 수천억원 개발 이익 기대
27조원 규모 책임준공 약정 제공…PF 리스크 최소화 위한 '리스크 관리 협의체' 신설

입력 : 2024-11-28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6일 15:2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뜨거웠던 서울 호텔 부지 개발사업이 양극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펜데믹 이후 경영난을 겪은 호텔들이 잇따라 매물로 나오면서 부동산 개발업계는 서울 알짜 부지 ‘저점 매수’에 나선 바 있다. 고급주택 등이 포함된 대규모 복합개발 사업을 위해서다. 그러나 분양 성적에 따라 이들 사업지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수백억원대 분양가에도 ‘완판’에 성공하며 사업이 순항하는 반면, 수익성 확보에 실패해 위기에 처한 사업지들도 목격되고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서울 주요 지역에서 진행 중인 호텔 부지 개발 사업들의 현황을 살펴보려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국내 건설업계 가운데 호텔부지 개발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곳은 현대건설(000720)이 꼽힌다. 지난 2020~2021년 적극적으로 참여한 서울 주요 호텔부지 개발사업들이 속속 가시화하고 있다. ‘조 단위’ 개발사업들의 지분 투자까지 단행한 현대건설은 향후 분양 성공 시 막대한 개발 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대규모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조달된 만큼, 이에 대한 리스크 대비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현재 △강남 르메르디앙 호텔 부지 △이태원 크라운 호텔 부지 △남산 힐튼 호텔 부지 등 3건의 호텔 부지 개발사업을 진행 중이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크라운호텔 개발사업 조감도.(사진=서울시)
 
이태원 크라운·남산 힐튼 개발사업도…본PF 전환은 ‘아직’
 
현대건설은 이들 개발사업에 각각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강남 르메르디앙 호텔 부지 개발사업의 경우 시행사는 마스턴제116호강남프리미어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인데, 올해 6월 기준 현대건설이 이 PFV의 지분 29.99%를 보유하고 있다. 이 사업은 지난 9월 8800억원의 브릿지론을 9500억원 한도로 증액해 내년 6월27일까지 만기를 연장한 바 있다. 지난달 말 서울시의 건축 심의를 통과한 뒤 막바지 사업 계획 수정 단계다. 내년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본PF 전환을 준비 중이다.
 
이태원 크라운 호텔 개발사업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34-69 일원 대지 7011㎡에 지하 4층, 지상 25층 규모 도시형생활주택 184가구와 오피스텔 10실, 근린생활시설 등을 짓는 프로젝트다. 지난 2021년 12월 현대건설 컨소시엄(현대건설·하나대체운용·RBDK)이 2500억원에 이 호텔과 부지를 인수한 바 있다.
 
시행사 케이스퀘어용산PFV의 지난해 12월 기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PFV는 신용협동조합중앙회 등 대주단으로부터 총 3082억원 규모 대출을 받았다. 이 중 지난달 700억원 규모 대출의 만기가 내년 1월16일로 3개월 연장됐다. 다음달 19일에는 500억원 대출의 만기가 예정돼 있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이 사업과 관련해 아직 서울시의 건축허가를 받지 못한 상태다. 내년 하반기 건축허가 직후 착공을 목표로 사업 모델을 다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산 힐튼호텔 부지 개발사업은 브릿지론 규모만 1조원을 훌쩍 넘어서는 대형 사업으로 평가받는다. 현대건설과 이지스자산운용 등은 지난 2021년 12월 1조1000억원에 이 호텔을 매입했다. 현대건설은 이 사업에 4099억원을 투입했다. 향후 개발이익의 약 30%를 현대건설이 가져갈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업은 서울 중구 소재 밀레니엄힐튼 서울 호텔 부지 1만8760㎡에 지하 10층, 지상 39층 규모 업무·숙박·판매시설과 지하 4층, 지상 8층 규모 공공업무시설 등을 짓는 복합개발 프로젝트다. 당초 이 부지에 도심항공교통(UAM) 수직 이·착륙장을 건설하기 위해 현대건설과 현대자동차, 이지스자산운용이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으나 개발 계획이 수정된 것이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으로 진행되는 힐튼 호텔 부지 개발은 건축인가를 받은 뒤 현재 사업시행인가를 위한 준비 단계”라면서 “이후 관리처분인가를 거쳐 오는 2029년까지 개발을 완료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현대건설은 시행사인 와이디427PFV에 연 4.6% 이자율로 2000억원의 장기차입금을 제공했다. 와이디427PFV는 지난해 말 기준 1조2970억원 규모 브릿지론 대출 약정을 체결한 상태다. 올해 5월로 대출 만기가 예정됐지만, 내년 1월까지 만기를 8개월 연장했다. 현대건설은 트렌치D 대출에 대한 2000억원 한도 연대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막대한 개발이익 뒤 ‘신용보강 리스크’…PF 리스크 관리 중요
 
현대건설은 지난해 12월 기준 이태원 크라운 호텔 부지 개발사업의 시행사 케이스퀘어용산PFV의 보통주 49%와 제2종종류주 0.5%를, 남산 힐튼호텔 부지 개발사업 시행사 와이디427PFV의 지분 30%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부지 인수 당시부터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두 개발사업 브릿지론의 리파이낸싱이 순조롭게 이뤄진데다 인·허가 과정에서의 잡음도 감지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착공 이후 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텔 등 주거시설과 업무시설 등의 분양이 진행된다면 현대건설에 수천억원 규모 개발 이익이 기대되고 있다.
 
다만 이들 사업 PF에 대한 신용보강도 제공하고 있어 리스크 대비는 필수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현대건설은 지난 10월 PF 운영 기준과 의사결정 과정의 재정립을 위해 ‘리스크 관리 협의체’를 신설키로 했다. 협의체는 PF 운영 정책의 제정·개정과 한도 설정을 담당하며, 회사의 PF 우발채무 리스크 수준을 관리할 계획이다.
 
회사는 올해 9월 말 연결 기준 정비사업을 제외한 기타사업에 대해 총 27조1619억원 규모 책임준공 약정을 제공하고 있다. 같은 기간 자기자본(10조7563억원) 대비 책임준공 약정 비율은 252.5%로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3건의 호텔 부지 개발사업 모두 ‘우량 사업지 중심 개발’이라는 당사 개발 전략과 일치한다”라며 “PF 운영 기준 원칙 내에서 신속한 의사결정을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우발부채 리스크 관리를 통한 시장 신뢰도를 높여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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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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