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프라임] 지금이 집 살 타이밍인가요?

내년부터 주택 공급절벽…지역별 양극화 심화
수도권 관망세 돌입…저점 구간 확인해도 늦지 않아

입력 : 2024-11-29 오전 6:00:00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 앞에서 이사짐 센터 차량이 대기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강영관 기자] 주택시장을 예측할 때 중요하게 감안해야 할 것은 선행지표의 흐름입니다. 시장보다 먼저 움직이는 지표를 알면 남들보다 먼저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가장 많이 언급되는 선행지표는 '주택 인허가물량'과 '분양 물량'입니다. 같이 움직이는 지표로는 '착공물량'이 있습니다. 최근 주택공급이 부족할 수 있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죠. 인허가물량과 분양 물량이 급격하게 줄었기 때문인데요. 주택 인허가와 분양 물량이 감소하면 3~5년의 시차를 두고 입주 물량이 감소하게 됩니다.
 
최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내놓은 '현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정책 평가와 제언' 보고서도 이러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건산연에 따르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에서 아파트와 빌라 등 연평균 42만9000가구가 준공됐습니다. 문제는 2022년부터 주택 착공물량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인데요. 착공물량이 줄면서 내년부터 본격적인 주택공급 절벽이 시작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 전국 주택 착공 실적은 2021년 58만4000가구였지만, 2022년 38만3000가구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24만2000가구에 그쳤습니다. 올해 들어 정부가 정비 사업 규제 완화 등을 추진하면서 8월까지 누적 실적(17만3000가구)이 작년 같은 기간(12만6700가구)보다는 늘었지만, 예년의 60% 수준에 불과합니다. 수도권 아파트만 놓고 보면 올해까지는 준공 물량이 연평균(15만6000가구) 수준을 웃돌았지만, 내년부터는 점차 줄어들 전망입니다. 2022년 착공물량이 14만 가구에 그쳤기 때문인데요. 지난해 착공물량은 10만 가구로 더 줄었습니다.
 
지난 7월 복합문화시설 서울 아레나 공사 현장의 모습. (사진=뉴시스)
대출규제에 숨죽인 부동산…바닥 시그널 확인해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전국 1306명을 대상으로 한 '2025년 상반기 주택시장 전망' 설문 조사 결과 32%가 주택 매매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하락 응답은 25%로 나타났는데요. 매매 가격 상승 응답자의 다수는 '핵심 지역의 아파트 가격 상승(32.70%)'을 이유로 선택했습니다. 내용을 들여다보면 주택공급 부족에 따른 수요자들의 위기의식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부동산시장의 특징으로는 △신규 주택 공급 부족 우려와 함께 △주택 매매시장 지역별 양극화 지속 △신축 아파트 선호 현상 심화 △수도권 주도 전세 시장 강세 △오피스 중심의 상업용 부동산시장 반등 가능성 등인데요. 앞서 설명한 것처럼 착공부터 준공까지 대략 3~5년의 공급 시차가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수요자 거주 선호에 부응하는 수도권 아파트의 입주 물량 공급은 한동안 부족할 것"을 수요자들이 인식한 것이죠. 연구원은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를 보더라도 서울과 수도권이 상승 국면을 지속하고 있으나, 비수도권은 보합 국면"이라며 "향후 지역별 양극화 추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런데 지방은 물론 수도권 부동산시장도 위축된 상황입니다. 시장엔 수요공급의 법칙이 존재하죠. 고가인 서울 부동산은 대출 없이 매입하기가 어려우므로, 수요의 큰 부분은 대출에서 나옵니다. 그런데 정부의 대출정책이 급발진(대출 확대)과 급브레이크(대출 규제)를 오가니 시장도 혼란스러운 겁니다. 최근엔 가계대출 급증 우려로 정부가 대출 규제를 크게 강화했습니다. 9월부터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시행에 들어갔고, 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전세대출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대출 규제가 전개되면서 시장의 관망세가 높아졌습니다. 이러한 요인들이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및 주택 갈아타기 수요를 위축시켰다고 보여집니다. 
 
그렇다면 언제 집을 마련해야 할까요. 아직은 '주택 가격이 저점을 찍었다'라는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기도 하고 설령 지금이 주택 가격의 저점 구간이라고 가정하더라도 아직 확실한 반등의 시그널이 보이지 않는 이상 주택 매매에 조급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도 내 집 마련 타이밍을 재고 있다면 입지와 향후 가격 상승 가능성을 살펴보는 등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특히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3000건 이하로 내려온다면 바닥의 시그널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내 집 마련에 좀 더 노력, 열정을 가져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강영관 기자 kw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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