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대창, 원가 하락에 수익성 제고…조기상환 리스크 사라지나

300억원 사모사채 조기상환 가능 조항있어
수익성 개선 등 신용도 개선으로 차입금 관리
구리 스크랩 가격 안정화로 수익성 대폭 상승

입력 : 2024-12-09 오전 6:00:00
이 기사는 2024년 12월 5일 16:5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대창(012800)의 수익성이 증가하며 차입금의 조기 상환 리스크도 덜어낼 수 있을 전망이다. 대창은 원가 부담이 커지던 시기 신용등급이 하락할 경우 채권자의 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조건으로 차입금을 조달한 바 있다. 이에 조기상환을 막으려면 수익성 확대로 신용 등급을 유지할 필요성이 컸지만, 지난 2022년과 2023년 대창은 원가 부담에 수익성이 대폭 감소한 모습이었다. 다만, 올해 하반기 중국으로 유출되는 구리 스크랩 원료가 대폭 줄면서 원가 부담 개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어 수익성 개선에 따른 조기상환 리스크도 줄어들고 있다.
 
(사진=대창)
 
원가 부담 줄며 수익성 확대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대창의 매출은 1조166억원, 영업이익 25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와 비교했을 때 매출(1조325억원)은 소폭 감소했지만, 영업손실(29억원)이 흑자 전환하는 등 수익성 측면에서는 크게 개선된 모습이다.
 
대창이 영업 흑자로 전환한 가장 큰 이유는 원료인 구리 스크랩의 가격이 안정화됐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올해 상반기까지 중국으로 유출되는 구리 스크랩이 많아진 탓에 국내에서 품귀 현상이 나타났다. 금속업계에 따르면 실제 통계에 잡히는 구리 스크랩 외에도 밀수출되는 양도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올해 하반기 관세청 등 수출 유관기관들이 중국으로의 밀수출을 차단하면서 품귀 현상도 대부분 해소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원료 가격도 안정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원료 가격이 안정화되며 대창은 올해 하반기 큰 폭으로 원가율이 하락하는 모습이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대창의 원가율은 95%(매출원가 9658억원)를 기록했는데, 지난해 3분기 원가율 97.4%(1조55억원)에서 2.4%포인트 감소했다. 금속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구리 스크랩 가격인 1톤당 1만~1만1000원 수준에서 유지되다가 올해 상반기 1만3000원까지 뛴 후 하반기 들어 1만2000원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올해 하반기 이후 품귀 현상에 따른 웃돈이 사라지며 생산량당 원료 매입가는 하락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대창의 생산량 1톤당 스크랩 원재료 매입액은 460만원으로 지난해 3분기(498만원)보다 7.6% 하락한 것으로 추산된다.
 
원가율 하락에 영업이익이 늘면서 순이익도 개선되는 모습이다. 올해 3분기 대창의 당기순이익은 25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당기순손실 217억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이에 영업활동현금흐름도 422억원 현금 유출에서 58억원 현금 유입으로 전환됐다. 수익성이 개선되면서 차입 부담도 줄어들고 있다. 올해 3분기 대창의 총차입금(사채 포함)은 4296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4780억원)에서 500억원가량 줄었다.
 
다만, 영업이익이 늘어났지만, 전체적으로 비철금속 산업의 특성상 수익성이 낮은 까닭에 수익성 대비 차입금 비율이 높다. 신용평가사들은 EBITDA(상각전 영업이익) 대비 총차입금의 배율을 구간별로 나눠 평가하는데, 1.5배 이하면 가장 우수하고, 10배를 초과하면 가장 열위한 것으로 평가한다. 대창의 경우 올해 3분기 해당 배율이 13배로 나타났다. 이에 채무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차입금 조기 상환 가능성 하락
 
대창은 수익성 확대에 힘입어 차입금 상환에 대한 리스크도 줄며 채무를 관리할 것으로 보인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창이 보유한 차입금 중 내년 상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300억원의 사모사채(KDB ESG 제이차 유한회사가 인수)가 있다. 이는 올해 3분기 전체 현금성 자산(314억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해당 사모사채는 대창의 신용등급이 BB-이하로 하락할 경우 채권자가 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조건이 걸려 있다. 이에 대창의 신용등급이 일정 수준 유지되어야만 차입금의 조기 상환을 막을 수 있다.
 
대창은 1990년대 이후 별도의 신용등급 평가를 받지 않았지만, 사모사채의 신용 보강 등 작업이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신용도가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사모사채는 낮은 신용도를 가진 중견기업들이 회사채를 발행하면 산업은행의 자체 특수목적회사가 회사채들을 한데 모아 신용도를 보강한 후 낮은 금리에 새로운 채권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대창이 직전 2년 동안 수익성이 줄었고 앞으로도 수익성 감소가 나타날 경우 신용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수익성에 기반한 EBITDA를 신용평가의 척도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의 비철금속 신용평가 기준에 따르면 금융비용 대비 EBITDA 배율이 높을수록 우수한 신용평가를 받을 수 있다.
 
영업이익에 감가상각비를 더한 대창의 EBITDA는 올해 상반기 316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36억원)에서 9배가량 증가했다. 아울러 같은 기간 대창의 금융비용이 490억원에서 483억원으로 감소했다. 이에 대창의 금융비용 대비 EBITDA 배율은 0.07배에서 0.65배로 상승했다. 이에 신용등급 감소 요인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한 금속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대창의 경우 구리 스크랩 확보가 용이해지며 원가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구리 가격 상승도 수익성 개선에 일조했을 것”이라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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