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쇼크' 제약바이오 IPO 시장에 '찬물’

증시 입성 앞둔 바이오 기업, 줄줄이 공모가 '하향 조정'
"탄핵정국 불확실성 해소되지 않으면 시장 진정 어려워"

입력 : 2024-12-12 오후 4:44:23
 
[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비상계엄 사태 이후 주식 시장이 크게 출렁이며 증시가 급락하자 IPO를 진행하던 바이오 기업들이 상장을 철회하거나 공모가를 희망 가격보다 낮게 책정하며 몸을 사리고 있습니다. 올해 바이오 IPO 최대어로 꼽힌 신약 개발기업 오름테라퓨틱의 상장 철회 결정으로 바이오 공모주 시장이 급경색된데다 계엄 쇼크로 인한 증시 폭락까지 겹쳐 바이오 업계가 직격타를 맞고 있는데요. 가뜩이나 바이오 공모주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국회의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무산 등 급변하는 정세와 정치적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신약개발기업 오름테라퓨틱은 지난해 11월 급성 골수성 백혈병 신약 후보물질 ORM-6151을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 스퀴브(BMS)에 기술이전 해 주목받기 시작했는데요. 지난 7월에는 이중 정밀 표적단백질분해 기술인 DAC를 미국 소재 제약사 버텍스 파마슈티컬스에 기술이전해 실적 개선 발판을 마련했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오름테라퓨틱은 지난해 영업이익 956억670만원, 순이익 682억1720만원을 기록하며 설립 7년 만에 흑자 전환했습니다.
 
오름테라퓨틱는 기세를 몰아 올해 코스닥 상장에 도전했지만, 금융감독원의 세 차례 증권신고서 정정 요청과 바이오 IPO 시장 부진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상장 일정을 내년으로 연기했습니다. 회사 측은 "최근 주식시장 급락 등에 따라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해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고 공시했습니다.
 
경색된 분위기 속에서도 지난 10일 공모청약을 마친 온코닉테라퓨틱스와 온코크로스는 수요예측 당시 희망공모가를 크게 밑도는 수준에서 공모가를 확정했습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급격한 증시 하락 등 불확실성을 고려해 공모가를 낮춘 것인데요. 온코크로스의 희망 가격 범위는 1만100~1만2300원이었지만 공모가를 하단보다 28% 낮춘 1만3000원으로 책정했습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도 1만6000~1만8000원에서 19% 낮춘 7300원을 공모가로 정했습니다.
 
방사성의약품 개발기업인 듀켐바이오도 2일부터 6일 사이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그사이 비상계엄 사태가 터져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 냈습니다. 듀켐바이오의 희망 가격 범위는 1만2300~1만4100원였지만 하단인 1만2300원보다 34.95%나 낮은 8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습니다.
 
예상보다 낮아진 공모가로 상장을 추진한 바이오 기업들의 자금 집행 계획에 변동이 생기거나 사업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업계 관계자는 "탄핵 정국과 미국 기준금리 결정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최소한 대통령 탄핵 불확실성이 해소된 이후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다시 평가받아야 시장 회복이 가능하다"며 "현재까지 강한 직무 수행 의지를 보이는 대통령과 정치권의 대치 국면이 지속되는 한 당분간 시장이 진정되기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이달 12일 증시 마감 시황(사진=뉴시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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