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혜현 기자]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1년 가까이 지속된 의정 갈등과 계엄 쇼크로 인한 불확실성이 해소될지 주목됩니다.
12.3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한 이후 10여일간 경제 지표가 일제히 추락해 경기 불안정성이 고조되고 있고 국가신뢰도 하락까지 우려되는 일촉즉발의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여기에 의정 갈등으로 인한 의료 시스템 마비로 당장 겨울철 진료 공백에 대비해야 하죠. 의료 정상화는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현안 과제이지만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와 여야의정협의체는 사실상 전면 중단된 상태입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현 정부가 과학적 근거도 없이 밀어붙인 의대 정원 2000명 증원 계획으로 촉발된 의정 갈등은 결국 정치권에서 책임지고 수습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탄핵 정국에서 당장 의정 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없겠지만 의대증원 계획은 수정될 여지가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의정 갈등은 중소 제약 기업들의 실적뿐만 아니라 신약 개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김 교수는 "의정 갈등으로 망가진 의료체계를 복구하는데 사회적, 경제적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데 더 큰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의료계와 정부 모두 발전적인 방향에서 시스템 재정비를 논의하고 타협해야 한다"고 부연했습니다.
의료개혁 과제들은 정치적 혼란과 무관하게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의료개혁특위는 공청회를 비롯해 현재 모든 일정을 취소한 상태이지만 현안 논의를 이어가 의료 개혁 동력을 살려야 한다는 것인데요. 김 교수는 "새로 출범하는 대한의사협회도 개원의 중심이 아닌 전공의, 의대생의 목소리를 아우를 수 있는 집행부로 탈바꿈해 의료계 이슈를 조율하고 통합하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크게 상승한 환율이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원료의약품 수입 의존도가 90%에 육박하는 만큼 환율이 요동칠수록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글로벌 미 달러 강세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1430원대로 치솟은 환율이 단기간 떨어지기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된다면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1430원 대에서 등락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여기에 트럼프 취임 이후 추가적으로 나타날 원화 약세 압력으로 내년 상반기 원달러 환율 레벨이 올라갈 수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당장 내년 1월부터 출범하는 트럼프 2기에 맞서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들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는데 상황은 암울합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와 우리 정부가 외교, 통상을 바탕으로 바이오 정책을 수립해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을 지원해야 하는데 우리 정부가 현실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 부회장은 "미국의 제약 바이오 정책 변화를 주시하고 정부가 적절한 정책적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외교, 통상 라인을 정상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8일 '젊은 의사 의료계엄 규탄 집회'에서 사직 전공의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사진=뉴시스)
이혜현 기자 hy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