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새해 첫 달인 내달 우리나라의 양대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와 자동차의 수출마저 꺾이면서 전반적인 국내 제조업 업황이 악화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 국내 정치적 혼란(계엄)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과 환율 불안 등을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1월 전망 기준치 크게 '하회'…내수·수출 3개월 연속 하락세
산업연구원은 22일 '2024년 12월 현황과 내년 1월 전망'을 통해 전문가 서베이 지수(PSI)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항목별 응답 결과는 100을 기준으로 200에 가까울수록 전월 대비 개선할 것이란 의견이고, 반대로 0에 근접할수록 악화할 것이란 의견이 많다는 의미입니다.
국내 제조업의 12월 업황 현황은 81로 지난 2023년 7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치인 100을 하회했습니다. 전월 대비 낙폭은 -19p로 확대됐습니다.
내수는 80으로 기준치를 크게 밑돌았습니다. 우리 경제를 떠받치던 수출은 87로 2023년 2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치를 하회하며 '피크아웃' 우려를 현실화했습니다. 생산도 85로 기준치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재고는 115로 2개월 연속 상승한 반면, 투자는 84로 올해 2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치를 하회했습니다. 채산성도 83으로 기준치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내년 전망은 더 암울한데요. 국내 제조업의 2025년 1월 업황 전망 PSI는 75에 그치면서 2개월 연속 기준치를 밑돌았습니다. 전월 대비 21p 하락했고 5개월 연속으로 하락세입니다.
내수(74)와 수출(76)이 2개월 연속 기준치를 동반 하회하는 등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하락세로는 3개월째인데요. 생산(81) 역시 2개월 연속 두 자릿수로 하락했습니다.
1월 전망 디스플레이·가전 제외 다수 업종 '급락'
업종별로 살펴보면 전 업종에 진한 먹구름이 드리웠습니다. 유형별 12월 업황 현황 PSI는 ICT·소재부문에서 기준치를 상당폭 하회하는 가운데 기계부문도 3개월 만에 기준치를 밑돌았습니다.
ICT부문(81)과 소재부문(71)은 전월에 이어 기준치(100)를 동반 하회하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는데요. 기계부문(90) 역시 지난 9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치를 하회하는 등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습니다.
전월 대비로는 소재부문이 비교적 큰 폭(-24p)으로 떨어졌고, ICT부문과 기계부문도 각각 두 자릿수(–16p,–12p) 하락했습니다.
2025년 1월 업황 전망 PSI는 ICT·소재부문에서 기준치를 상당폭 하회하고, 기계부문 역시 기준치를 큰 폭으로 하회했습니다.
ICT부문(78)과 소재부문(74)은 각각 3개월과 2개월 연속 기준치(100)를 하회하고, 기계부문(78)도 3개월 만에 기준치를 밑돌았습니다.
전월 대비로는 기계부문에서 낙폭(-25p)이 상대적으로 크고, ICT부문과 소재부문 역시 각각 두 자릿수 낙폭(–25p, –11p)을 보였습니다.
정치적 혼란이 야기한 '소비심리 위축·환율 불안' 원인
전문가들은 평가 근거로 트럼프 정부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 국내 정치적 혼란(계엄)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환율 불안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반도체의 경우 내년 트럼프 정부 출범에 따른 불확실성이 증가되며 다음 달 업황도 부정적으로 전망됐습니다. 바이오·헬스 업종 역시 트럼프 정부의 외국인 투자 제재, 달러 강세로 인한 임상비용 증가 등이 우려됐습니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갑작스러운 계엄으로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향후 수요 약화 및 가동률 하락이 예측됐습니다.
휴대폰과 가전 분야 역시 실물경기 둔화, 정치적 리스크로 인한 휴대폰 교체 수요 감소, 환율·소비심리 위축에 따라 내년 전망도 부정적으로 예측됐습니다.
자동차의 경우 중국 전기차의 한국 시장 진출 영향, 경기둔화로 인한 소비 여력 감소, 국내외 정세 불안 등이 이유로 꼽혔습니다.
철강의 경우 중국 부양책에 대한 실망감과 중국의 철강산 반덤핑으로 인한 저가 수입 철강재 유입, 트럼프 당선에 따른 관세 인상 관련 불확실성, 환율과 원자재 가격 상승, 비상계엄 여파로 인한 내수 위축까지 총체적 난국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기계, 화학 업종 역시 비상계엄 여파에 따른 원화 약세 영향으로 고환율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사진=뉴시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