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없는 ‘소셜커머스’.."장기 성장 힘들다"

입력 : 2010-12-01 오후 2:46:22
[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소셜커머스가 새로운 전자상거래 방식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현재 국내 업체들의 사업방식으로는 소셜커머스의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내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비즈니스 모델이 소셜미디어 활용이 제한적이고, 웹사이트를 통한 접근이 많아, 본래적 의미의 소셜커머스와 다소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소셜커머스란 트위터·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상거래 방식을 말하며, 일반적으로 SNS를 통해 제품 판촉, 이벤트 진행, 고객참여 유도, 제휴사 평판관리 등 다양한 바이러스 마케팅(네티즌들의 참여를 이끌며 홍보효과를 널리 확산시키는 마케팅 기법)이 이뤄진다.
 
세계적으로 가장 강력한 페이스북의 경우 거대 SNS 플랫폼 안에서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구동되기도 한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의 경우 소셜미디어를 활용하기 보다는 웹사이트를 통한 접근이 많아, 한때 성행했던 공동구매 사이트와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상황이다.
 
◇ “국내 SNS 기반 아직 열악“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소셜미디어 활용이 저조한 것은 아직 국내 SNS 기반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현재 가장 활발하게 쓰이는 SNS라고 볼 수 있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의 사용인구는 각각 200만명과 160만명으로 추산되는데, 이 둘을 합쳐도 전체 인구의 7~8%에 불과하고 중복사용자를 감안하면 이보다 더 떨어진다.
 
반면 미국의 경우 페이스북 하나만 사용자수가 1억4000만명이 넘는데, 전체 인구의 두명 중 한명이 이를 이용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용자 층이 적은데다 아직 ‘쌍방향 소통’이라는 개념도 자리 잡히지 않아 SNS를 통해 이슈를 만들려고 해도 확산시키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업체들 SNS 이해도 부족”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SNS에 대한 이해가 적다는 점도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 구축이 안되는 이유로 꼽힌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많은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SNS보다는 검색광고나 까페, 블로그 같은 전통적 온라인 매체를 통한 마케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 전문가는 “최근 소셜커머스 업체가 급격히 늘고 있는데 대부분 소셜커머스의 본래적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 90%는 퇴출될 것으로 본다”며 “SNS를 이용한 체계적인 바이러스 마케팅만이 생존을 보장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문제 개선 안되면 장기성장 불가능”
 
이런 이유들 때문에 전문가들은 소셜미디어의 활용이 증가하지 않는 한 최근 시장의 폭발적 성장이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 벤처사업가는 “상품을 공동구매식으로 싸게 파는 사이트는 10년 전에도 있었던 것으로 전혀 새롭지 않다”며 "최근 상황은 SNS 인기에 편승해 일반 공동구매 사이트에 ‘소셜커머스’라는 명칭을 붙인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최경진 신한금융투자증권 연구원도 “SNS 활용이 미비한 현 비즈니스 모델의 가장 큰 단점은 사용자들이 꼭 이용해야 하는 시스템이 아니라는 것에 있다”며 “소비자들은 다양한 공동구매 까페를 통해 이런 욕구를 충분히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즈니스 모델이 진화하기 위해서는 SNS 사용인구가 늘어야 하고, 미국의 페이스북처럼 단일화된 플랫폼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한국시장에서는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싸이월드 등 다양한 SNS가 난립하고 있어 단기간에 이 문제가 개선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 'SNS 소홀→제휴사 통제 불가→품질논란' 악순환
 
소셜커머스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는 ‘서비스 품질에 대한 논란’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본질적으로 소셜커머스 업체가 SNS에 소홀한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기 때문에 제휴사에 대한 통제력이 부족해 나오는 문제라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SNS를 통해 제휴사의 평판을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 수익보다는 광고효과를 노리는 공급업체에 대해 강력한 제어수단이 될 수 있다”며 “계약을 어긴 불량업체에 대한 ‘보복’ 사례가 몇 번 나온다면 크게 줄어들 문제인데, 이를 활용하는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뉴스토마토 최용식 기자 cys71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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