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극우 아스팔트 '환호'…시민들 '허탈'

윤석열씨 영장 집행 무산에 진영별 반응 갈려
탄핵·체포 반대 집회서 "우리가 이겼다" 구호
탄핵·체포 찬성 진영은 "공수처가 졸속" 반발

입력 : 2025-01-06 오후 4:04:38
[뉴스토마토 신태현·차종관 기자] 6일 윤석열씨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이 무산되자 윤씨를 지지하는 극우 아스팔트 보수들은 환호했습니다. 반면 체포를 염원해 온 시민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보수단체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은 이날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근처에서 윤씨 탄핵·체포 반대 집회를 개최했습니다.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가 6일 오전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대통련 관저 근처에서 연 윤씨 탄핵·체포 반대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오전 8시쯤, 공수처가 전날인 5일 밤 윤씨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경찰에 넘겼다는 속보가 나왔습니다. 그러자 윤석열 탄핵·체포 저지 집회에서는 "우리가 이겼다"는 구호와 환호성이 나왔습니다. 집회 무대에서는 "오동운 (공수처장)은 즉각 사퇴하라, 집에 가라" 등의 구호도 나왔습니다.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가 6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대통련 관저 근처에서 연 윤씨 탄핵·체포 반대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오후 집회 현장에서 성조기를 휘두르다 <뉴스토마토>와 만난 박모(26)씨는 "북한과 러시아가 탄핵 사유인 게 말이 안 돼서 제 또래들이 나온 것"이라며 "체포를 (하려면) 법대로 하면 되는데 공수처에는 내란죄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공수처가 체포를 급하게 하려고 하고 말을 계속 바꿨다"며 "법대로 (집행 무산)돼서 다행"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계엄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부정선거를 밝히지 않으면 더 많은 시민이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강명화(62·여성)씨도 "체포는 말도 안 된다"며 "직무는 정지됐지만 대통령인 사람을 어떻게 감히 체포하느냐"고 반문했습니다. 또 "집행 불발에 당연히 기뻤고 당연히 안될 줄 알았다"며 "앞으로도 체포 관련 집회가 있으면 나올 것"이라고 했습니다.
 
당장 체포 무산에 방심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김명균(59세)씨는 "아직 안심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김씨는 공수처의 체포 방침이 오락가락하는 점에 대해서는 "공수처 사람들이 머리가 좋으니,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회복하는 정보도 더 빨리 얻고 역풍을 걱정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명분을 얻어가고, 민주노총은 찌그러져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진보단체인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이날 오전 10시 관저 앞 대로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후 오후에도 윤씨 탄핵·체포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윤석열씨 체포영장 집행을 촉구했습니다. 이 자리에선 체포영장 집행을 무산시킨 공수처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6일 오전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 대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호림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집행위원은 "윤석열을 체포·구속·처벌·파면하는 게 민주공화국의 정의"라며 "공수처와 경찰은 체포영장 집행에 나서라. 시민들의 염원에 부응하라"고 외쳤습니다. 이어 "체포영장 기한을 넘긴다면 신속한 영장 재청구에 나서야 한다"며 "우리는 내란 수괴를 관저에서 끌어낼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했습니다.
 
한미경 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 역시 "공수처는 윤석열 체포 시도를 5시간 만에 졸속으로 끝냈다"며 "관용 없는 영장 집행을 요구한다"고 했습니다.
 
송경동 윤석열퇴진예술행동 공동대표도 "법원이 내란 수괴 윤석열 측의 체포영장 이의신청을 기각한 만큼, 적법성은 이미 확보됐다"며 "주권자가 주는 마지막 기회이니 공수처와 경찰은 윤석열을 반드시 체포하라"고 했습니다.
 
이들은 40여명의 국민의힘 의원들이 공수처의 영장 집행을 저지하기 위해 관저 입구로 모인 것을 두고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의장과 동료 의원들은 담을 넘었고, 시민들은 목숨을 걸고 무장군인에 맞섰다"며 "국민의힘은 내란을 옹호하며 극우세력을 결집시키고 있다. 그 자체로 내란정당이자, 위헌정당"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집회에 참여한 박모(42)씨는 "공수처가 너무 무력하다. 적법한 영장 집행을 방해한다면 체포하면 될 일"이라고 했습니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6일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 대로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그런가 하면 허탈감을 이겨내자는 다짐도 있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온 최모(20)씨는 "이럴수록 끈기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집회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차종관 기자 chajonggw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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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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