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 여파로 이용객 급감…LCC 지각변동?

참사 나흘 만에 여객 수 1만8664명↓
진에어 등 타사 대비 최대 10배 급감

입력 : 2025-01-10 오후 2:29:59
[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참사 이후 이용객이 급감하면서 제주항공(089590)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부문에서 수송객 1위 자리를 내어줄 처지에 놓였습니다. 제주항공이 신뢰도 타격을 회복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제주항공이 물러난 빈자리를 경쟁 LCC들이 차지할 것으로 보이면서  국내 LCC 시장 판도에도 변화가 일 것으로 관측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10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을 보면,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하루 동안 5만755명이었던 제주항공 여객 수가 지난 2일에는 3만2091명으로 1만8664명 급감했습니다. 같은 기간 진에어(272450)는 4923명, 티웨이항공(091810) 2124명, 에어부산(298690) 1712명이 줄어든 것과 비교해 적게는 최대 10배가량 쪼그라든 셈입니다.
 
제주항공의 여객 수는 앞으로 더 줄어들 것으로 관측됩니다. 앞선 8일 제주항공은 운항 안전성과 정시성 강화를 위해 이달 6일부터 오는 3월29일까지 국내선 838편, 국제선 1040편 등 총 1878편을 감축 운항한다고 밝혔습니다. 제주항공이 운항편을 줄이기로 한 1월과 2월은 설 연휴 등이 자리해 항공사들의 대목으로 꼽힙니다. 이 기간 동안 1900여 편을 줄이면서 제주항공은 사실상 LCC 부문 1위 자리를 내어주게 생겼습니다. 실적은 이미 2위 진에어에 추월당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제주항공과 진에어의 4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보면, 제주항공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337억원으로 진에어 352억원에 뒤처졌습니다. 31대의 여객기를 운용하고 있는 진에어가 39대를 운용 중인 제주항공을 앞지를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이 업체는 같은 기간 에어부산 영업이익은 330억원, 티웨이항공 영업이익은 128억원으로 추정했습니다.
 
여기에 제주항공은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의 기업결합에 따른 '메가 LCC(진에어(272450)+에어부산(298690)+에어서울)' 탄생에 대응할 적기도 놓칠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2026년 출범하기로 되어 있는 메가 LCC와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티웨이, 이스타항공 등 LCC들은 기재 도입에 속도를 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주항공은 이번 참사로 기재 도입 시기에도 적신호가 켜진 상황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실적을 회복하기까지는 적게는 수개월에서 많게는 몇 년이 걸릴 것”이라며 “운항 편수 등을 정상화하기 위해선 그동안 지적되어 온 정비 인력, 가동시간 외에도 고객들의 신뢰를 다시 구축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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