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매매가 뚝…아파트 경매 건수도 4년 만에 최다

12월 전국 아파트 경매 3510건…낙찰률·낙찰가율 하락

입력 : 2025-01-14 오후 3:22:33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부동산 경기 침체로 대출금을 갚지 못해 시장에 매물을 내놓는 채무자가 증가하면서 지난해 12월 전국 아파트 경매 건수가 4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정부의 대출 규제와 탄핵 정국까지 겹치며 주택 매수 심리도 얼어붙었습니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발표한 2024년 12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3510건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직전 달 3408건보다 3% 늘어난 것인데요. 지역별로는 대전 아파트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2013년 4월 이후 11년 8개월 만에 최다 진행 건수를 기록했고, 대구와 충남, 충북에서도 지난해 월별 최다 건수를 기록했습니다.
 
낙찰률은 37.6%로 전월(38.4%) 보다 0.8%p 떨어졌으며, 낙찰가율은 84.5%로 전달(85.5%)에 비해 1.0%p 하락했습니다. 평균 응찰자 수는 5.8명을 기록했는데, 이는 2022년 11월(5.3명) 이후 가장 낮은 경쟁률입니다.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전달(48.3%) 대비 8.5%p 하락한 39.8%를 기록해 9개월 만에 40%선이 무너졌습니다. 낙찰가율은 91.8%로 전월(94.9%) 보다 3.1%p 하락했습니다. 비교적 강세를 유지하던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도 한풀 꺾이면서 서울 전체 낙찰가율 하락 폭이 확대됐습니다. 
 
대출 규제 강화로 매수세가 위축된 가운데 탄핵 정국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얽히면서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더욱 짙어진 것으로 풀이됩니다. 당분간 부동산 경기 침체로 시장에서 소화하지 못한 매물이 경매시장으로 넘어와 진행 건수 증가가 지속될 가능성 높은 상황입니다.
 
(자료=지지옥션)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사진=뉴시스)
 
아파트 매매시장도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지난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7입니다. 작년 6월 셋째 주 이후 7개월 만에 최저 수준입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해 11월 셋째 주(99.9)에 100 이하로 떨어진 뒤 8주 연속 기준선을 밑돌며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노원·도봉·강북구 등 중저가 아파트 단지가 몰린 동북권의 지수가 92.6으로 가장 낮습니다. 
 
대출 규제와 금리에 민감한 지역인데,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며 실거래 하락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상계동 주공5단지 전용면적 31.98㎡(약 9.7평)는 지난해 9월 실거래가 5억1000만원까지 올랐다가 이달 4억8400만원에 팔렸습니다. 노원구 상계주공7단지 전용면적 41㎡는 지난해 7월 5억1000만원에 거래됐으나 올 1월엔 4억75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강남에서도 일부 단지에서 실거래가가 1~2억원 하락한 사례가 있는데요.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94㎡는 지난해 12월 말 40억원에 팔렸습니다. 이는 전달 대비 2억원 이상 낮은 금액입니다.
 
서울 아파트 이달 거래 건수도 이날 기준 252건에 불과합니다. 아직 17일 가량 남았지만 지난해 가장 거래가 적었던 12월 2490건이었던 것을 고려할 때 거래량은 이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해 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달은 7월로 7915건에 달했는데 이에 한창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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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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