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클릭 몇 번이면 1억원에 육박하는 자동차를 살 수 있는 온라인 판매가 해외 소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지만, 국내에선 일부 소형 차량만 온라인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고가인 자동차를 직접 시승한 뒤 구매하려는 인식이 여전한데다, 직영점과 영업점으로 촘촘하게 구획된 국내 자동차 판매 시장의 구조상 전면 도입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은 지난달 7일(현지시각) 아마존 오토스를 통해 차량 판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사진=아마존)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미국에서 지난달 7일부터 아마존 플랫폼을 통해 차량 구매하는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이미 테슬라와 혼다, BMW 등이 해외 각지에서 온라인 판매 채널을 강화하면서 자동차 판매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온라인 자동차 구매는 비용 절감과 효율성 측면에서 이점이 있는데요. 특히 온라인 플랫폼의 특성상 옵션 권유에 따른 추가 비용 부담이 줄어듭니다. 해외에서 소비자들의 자동차 구매 편의성이 높아지고 있는 이유입니다.
온라인 자동차 구매 시장의 전망도 밝습니다. 글로벌 시장 조사 전문 업체 IMARC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약 3260억달러였던 글로벌 온라인 자동차 거래 시장은 2032년까지 약 7542억달러 규모로 커져 연평균 성장률이 9.6%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북미와 유럽, 동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온라인 차량 판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인데요. 특히 북미 지역의 성장세가 두드러집니다. 미국에서는 카바나, 브룸, 오토네이션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온라인차 판매는 아직 연착륙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대차의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혼다 등 몇몇 브랜드만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있을 뿐, 해외와 달리 큰 움직임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온라인 판매 실적도 나쁜 편은 아닙니다. 캐스퍼는 2021년 9월 출시 이후 온라인으로만 판매하고 있는데요. 작년 총 4만1788대가 팔려 코나(2만8459대) 보다 많이 팔렸습니다.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 온라인 판매가 저조한 것은, 우선 소비자들이 대면 판매를 여전히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공산품에 비해 자동차는 고가인 만큼, 직접 보고 시승해보려는 소비자들도 많다. 온라인 판매 전면도입은 시기상조"라고 했습니다.
아울러 자동차 판매 딜러들은 오프라인 판매점을 거치지 않는 방식이 고용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완성차 노조 관계자는 "직영점과 딜러 두 가지 판매 루트가 공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온라인 판매를 하게 되면 딜러사 고용이 무너지게 된다"고 우려했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