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대가 낮춘 알뜰폰, 사후→사전규제 목소리

20GB 1만원대 요금제 준비…알뜰폰 시장 판 키운다
알뜰폰 대중화 목표로 업계도 사활
걸림돌은 수두룩…전파사용료·ISMS 인증 비용 이슈
도매대가 사후규제도 우려…협상력 차이, 입법전환 명분 될 수도

입력 : 2025-02-05 오후 1:37:00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알뜰폰업계가 낮아진 도매대가를 기틀 삼아 올해 가입자 확대를 노리고 있습니다. 경쟁력 있는 요금 출시를 통해 알뜰폰 대중화를 이루겠다는 겁니다. 장기적 성장 발판 마련을 위해 도매대가 사후규제를 사전규제로 재전환하는 것에도 목소리를 낼 방침입니다. 
 
고명수 신임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장은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달이면 1만원대 20GB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경쟁력 있는 요금을 통해 알뜰폰 현재 가입자 수를 2~3배 늘리는 것이 첫 번째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고명수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장. (사진=뉴스토마토)
 
지난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알뜰폰에 망을 빌려줘야 하는 도매제공의무사업자 SK텔레콤(017670)과 논의를 지속한 결과 데이터 도매대가가 최대 52% 수준으로 낮췄습니다. 1MB당 1.29원에서 0.62원으로 인하됩니다. 도매제공 대가 산정에 제공비용 기반 방식이 도입돼 종량제 데이터 도매대가를 현재 MB당 1.29원에서 0.82원으로 내려갑니다. 이는 최근 10년간 가장 큰 폭의 데이터 도매대가 인하 수준이기도 합니다. 
 
알뜰폰의 요금제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될 기반이 마련된 만큼, 가입자 늘리기에 박차를 가한다는 각오입니다. 현재 알뜰폰 가입자 수는 지난해 11월 기준 952만명입니다. 합리적인 소비를 원하는 사람은 물론 프리미엄 서비스를 원하는 소비자까지 흡수해 시장의 판을 키우겠다는 얘기입니다. 
 
알뜰폰 판매점 간판. (사진=뉴스토마토)
 
알뜰폰 대중화를 목표로 설정했지만, 걸림돌은 수두룩합니다. 올해부터 알뜰폰 전파사용료 납부가 추진됩니다. 그동안 통신3사 알뜰폰을 제외한 중소 알뜰폰사들의 전파사용료는 면제됐는데요. 올해부터는 전파사용료의 20%를 납부해야 합니다. 2026년에는 전파사용료의 50%를, 2027년에는 전액 납부로 확대됩니다. 알뜰폰업계 추산 10만명 가입자 기준 5억원가량 비용이 발생하는 꼴입니다. 8월까지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인증을 의무적으로 구축해야 하는 것도 부담 요인입니다. 알뜰폰업계 관계자는 "한 중소알뜰폰사의 경우 영업이익이 5000만원이 안되지만, 당장 8월부터는 ISMS에 3억5000만원 정도의 비용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올해 알뜰폰 사업을 접는 경우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가장 우려되는 사안은 도매대가가 사후규제로 바뀌는 것입니다. 지난 2023년 말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으로 도매제공 의무제가 상설화됐지만, 3월말부터는 사업자 간 자율협상 후 신고하는 사후규제로 전환됩니다. 그러나 협상력 차이로 알뜰폰업계가 통신3사에 맞서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지배적 의견입니다. 김형진 전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장은 "알뜰폰의 제도적 문제 해결을 제일 중요시해 알뜰폰 도매대가 제공 일몰제 폐지는 이뤘지만, (사후규제 부분은) 과제로 남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알뜰폰사업자들이 경쟁력 있는 요금을 내기 위해서는 도매대가 사전규제가 필요요건이라는 설명입니다.
 
알뜰폰 업계는 사업의 영속성과 경쟁력 확보를 위한 목소리 내기에 적극 나설 계획입니다.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 관계자들와 만남도 추진합니다. 고명수 협회장은 "사후규제로 바뀌더라도 정부가 적절한 범위의 가격 협상인지 (판단하고)나설 것"이라면서도 "협상력 차이로 도매대가 인상 같은 부작용이 생기거나 협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다시 사전규제로 돌아가도록 입법을 추진할 명분은 확보가 가능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이지은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