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장 8개사, 상장 당일 공모가보다 15% 추락

주가 하락 7개사 평균 -23%
'대어' LG CNS도 시초가부터 공모가 하회
수요예측서 희망공모가 밑돌아도 주가 부진

입력 : 2025-02-06 오후 2:46:38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이 혹독한 한파를 맞고 있습니다. 신규 상장종목 대부분이 상장 첫날부터 공모가를 밑돌며 투자자들의 기대를 저버린 것입니다. 기대를 모았던 대형 기업조차 약세를 면치 못하는 등 분위기는 더욱 얼어붙고 있습니다. 새내기들의 주가 부진이 이어지면서 공모주 투자자들도 급격히 식어가는 분위기입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장한 종목들은 상장 당일 공모가 대비 평균 14.74%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달 23일 미트박스(475460)를 시작으로 와이즈넛(096250), 아스테라시스(450950), 데이원컴퍼니(373160), 삼양엔씨켐(482630), 피아이이, 아이지넷(462980), 엘지씨엔에스(064400) 등 총 8개(스팩 1개 제외) 종목이 상장했는데요. 이들 중 7개가 상장 당일 공모가를 하회했습니다.
 
(표=뉴스토마토)
 
상장 당일 유일하게 공모가보다 오른 종목은 아스테라시스로, 63.48% 상승했습니다. '하지원 리프팅'으로 알려진 미용의료기기업체 아스테라시스는 지난달 24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습니다. 이날 아스테라시스는 공모가(4600원)에서 급등, 9780원까지 올랐다가 6640원으로 마감했습니다. 올해 새내기 중 현재까지 상승을 기록 중인 종목도 아스테라시스가 유일합니다.
 
나머지 7개 종목은 성적이 부진했습니다. 특히 지난 5일 조 단위급 대어로 코스피 시장에 입성해 업계의 기대를 모은 LG씨엔에스조차 공모가 6만1900원에서 9.85% 하락한 5만5800원으로 마감했습니다. LG씨엔에스는 시초가부터 6만500원으로 하락 출발해 장중 내내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증권업계에선 LG씨엔에스의 흥행 여부가 향후 IPO 시장을 판가름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앞서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 114대 1을 기록한 데다 희망공모가 최상단에서 공모가를 확정하면서 무난한 증시 입성이 예상됐지만 증시가 얼어붙으면서 고꾸라졌습니다.
 
이처럼 시초가부터 공모가를 지키지 못한 새내기가 8개 중 5개나 됩니다. 미트박스는 희망공모가 하단인 1만9000원에 공모가를 정했고, 와이즈넛은 최하단 2만4000원보다 낮은 1만7000원, 데이원컴퍼니도 최하단 2만2000원보다 낮은 1만3000원에 공모했는데도 이같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로 인해 투자 커뮤니티에는 '오늘자 상장기업 대참사' 등 거래소 상장식 '움짤'(움직이는 이미지)이 게시되는 등 조롱을 받고 있습니다. 공모주 투자자들 사이에선 "이게 무슨 일이냐"며 "공모주는 당분간 멀리 해야겠다"는 반응이 주를 이룹니다.
 
IPO를 주관한 증권사들도 울상입니다. 환매청구권이 있는 경우 특히 그렇습니다. 환매청구권은 공모 참여 투자자들이 상장 후 6개월 간 주가가 부진할 경우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주관사에 주식을 되팔 수 있는 권리입니다. 환매청구권이 부여된 데이원컴퍼니는 지난 5일 공모가 대비 44% 급락한 상태입니다. 같은 기간 아이지넷은 39% 하락했습니다.
 
공모주 투자자들이 환매청구권을 속속 행사하면서 이들의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부담도 커질 전망입니다. 여기에 의무인수분 손실까지 더하면 해당 IPO로 인해 사실상 적자라는 말이 나옵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2월에도 투자자들의 관심 및 선호도에 따라 청약분위기가 편중되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직 수요예측을 진행 중이거나 진행 예정인 기업들도 있는 만큼 시장 분위기를 고려해 공모 일정을 적절히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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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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