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가 3000만원대 전기차 ‘아토3’를 국내에 출시하며 국내 전기차 생태계를 뒤엎어 놓고 있습니다. 중국산이라는 인식 때문에 찻잔 속의 태풍이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아토3 사전 계약이 치솟으면서 BYD 파괴력에 놀란 국내 완성차 브랜드들도 잇따라 할인 행렬에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달 16일 오전 인천 중구 상상플랫폼에서 열린 중국 BYD 승용 브랜드 런칭 미디어 쇼케이스 행사에서 조인철 BYD KOREA 승용부문 대표가 차량들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7일 BYD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BYD 브랜드 출시와 함께 사전 계약을 시작한 아토3가 약 2주일 만에 1800대 계약을 기록했습니다. 사전계약이 실제 판매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지만, 업계에서는 1000여 대가 실제 판매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가성비로 무장한 아토3의 국내 판매가는 기본 모델 3150만원, 플러스모델 3330만원으로 국내 전기차 보조금 적용 시 2000만원 후반대로 구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 세계에서 저가 공세를 펼쳐온 중국 BYD의 본격 판매가 시작되며, 예상치 못한 돌풍을 일으킨 모양새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출시 일주일이 됐을 때도, 계약 대수 1000대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국내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것을 감안하면 좋은 반응을 이끌고 있다”고 했습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BYD가 예상보다 좋은 성과를 거두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는 일제히 할인 행렬에 나섰습니다. 차 가격은 낮추더라도,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뺏기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아토3가 쏘아올린 공이 국내 시장의 저가 전기차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현대차는 전기차 9개 차종에 대해 기본 차량 가격 할인에 월별 재고 할인까지 더해 차종별로 300~500만원 가격을 낮춰 판매한다고 밝혔습니다. 대상 차종은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 코나 일렉트릭, 캐스퍼 일렉트릭 등입니다. 서울에서 국고·지자체 보조금에 더해 현대차의 할인을 최대로 적용받을 경우 아이오닉5과 아이오닉6, 코나 일렉트릭 등은 최대 1000만원까지 실구매가가 줄어듭니다.
기아도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주요 전기차 모델에 대해 추가 혜택을 제공하는 'EV 페스타'를 실시하고 니로EV와 EV6, EV9의 가격을 150~250만원 낮춰 판매합니다. 이에 더해 기아는 지난해 생산된 전기차에 대해서는 추가 할인까지 진행합니다.
볼보 코리아는 전기차 EX30 보급형을 기존보다 190만원 저렴한 4755만원으로, 고급형은 333만원 싸진 5183만원으로 책정했습니다. 테슬라도 '특별 Z3RO 프로모션'으로 모델3를 할인된 가격에 판매할 계획을 고객들에게 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Z3RO 프로모션은 테슬라 구매 고객이 지인에게 추천해 차량을 구입하는 경우, 지인은 33만원 할인받고, 기존 고객에게는 16만5000 테슬라 크레딧을 지급하는 프로모션입니다.
일각에서는 전기차 할인 경쟁이 비단 BYD 영향 만이 아닌 줄어든 전기차 보조금을 만회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업계 관계자는 “프로모션에 나선 이유로 올해 전기차 보조금이 준 데 따른 소비자 이탈 방지 수단의 성격도 있다”고 했습니다. 올해 전기차 국고 보조금은 최대 580만원으로 전년보다 70만원 줄었습니다. 주행 가능 거리와 충전 속도, 배터리 안전 관련 항목 추가 등으로 지급 기준도 강화됐습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