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이명신 인턴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지난해 실적 악화에도 올해 수주 목표를 대폭 늘렸습니다.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에 따른 전세계 국방비 지출 경쟁을 수출 모멘텀으로 삼아 성장하겠다는 구상인데요. FA-50 경전투기의 시장 확대와 한국형 전투기 KF-21 본격 양산으로 올해 최대 실적을 기록하겠다는 방침입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FA-50GF 경전투기.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10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KAI는 올해 수주와 매출 가이던스(전망치)를 전년 대비 각각 72.6%, 13.6% 상승한 8조4590억원과 4조870억원을 제시했습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익 모두 역성장하면서 시장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한 것 대비 다소 높은 목표치인데요. 수출 효자 품목인 FA-50과 KF-21 양산 잔여분 20대 등 국내외 사업에서 수주 물량을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초음속훈련기 T-50을 토대로 개발된 FA-50은 평상시에 훈련기로 운용하다 유사시에 전투기로 임무를 전환해 수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데요. 납기 능력도 빨라 K-방산의 대표적 수출 품목으로 꼽힙니다.
특히 필리핀의 경우에는 지난 2014년 KAI로부터 FA-50PH 12대를 구매해 2017년 마라위 전투에서 실전 경험을 쌓기도 했는데요. 현지에서 ‘게임 체인저’라는 호평을 받기도 했습니다.
KAI 관계자는 FA-50과 관련 “가동률이 높게 유지될 뿐만 아니라 납기가 빠르고, 후속 지원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KAI는 2022년 폴란드와 FA-50 경전투기 48대를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중 12대를 15개월 만에 납품한 바 있습니다.
또한 KAI는 필리핀과 1조원 규모의 FA-50 추가 도입 계약을 이르면 상반기 중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중동·동남아 등지에서도 추가 수출이 이뤄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습니다.
한국형 전투기 KF-21도 본격적인 양산으로 국내 수주 실적에 일익을 담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KAI는 지난해 6월 방위사업청과 1조9600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초도 물량 20대 양산을 시작했는데요. 내년 하반기 공군에 배치될 예정입니다.
KF-21은 미티어 중거리 공대공미사일을 탑재해 FA-50보다 먼 거리에서 정밀 타격이 가능한 기체인데요. 업계에서는 중동·동남아 등의 국가에 수출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KAI 측은 올해 중동·아시아 지역에서 3조5000억원의 수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강구영 KAI 사장은 “올해는 국내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공격적 수출 시장 개척을 통해 성공 DNA를 증명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배덕훈 기자·이명신 인턴기자 sin@etomato.com